
뉴질랜드 중앙은행(Reserve Bank of New Zealand, RBNZ)이 오는 수요일 열릴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OCR)를 0.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했다. 경기 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통화 완화에 나서야 하는지를 두고 경제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OCR은 3.00% 수준이다. 만약 0.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경우 금리는 2.5%로 낮아지며, 이는 2022년 7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6월 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여러 전문가들은 RBNZ가 과감히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 분석 기관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의 수석 예측가 개러스 키어넌(Gareth Kiernan)은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더 큰 폭의 인하가 타당하다”며 “최근 시장은 약 50bp(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60~70%로 반영하고 있어, 금리가 전반적으로 이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인하가 이뤄질 경우 11월 추가 인하 신호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스트팩(Westpa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켈리 에크홀드(Kelly Eckhold) 역시 0.5%포인트 인하를 지지하며 “2.5%로의 인하를 미룰 이유는 없다”며 “빠르게 자극 수준까지 금리를 내리는 것이 크리스마스 및 여름철 주요 소비 시즌 이전 경기 신뢰와 활동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ASB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닉 터플리(Nick Tuffley)도 “회복의 불씨에는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며 “통화 여건을 경기부양 수준으로 돌리려면 OCR을 2.25%까지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ANZ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샤론 졸너(Sharon Zollner)는 인터레스트닷코(Interest.co.nz)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0.25%포인트 인하와 함께 완화적 신호(dovish messaging)를 강화하는 방향을 예상한다”며 “이 방식은 향후 급격한 정책 방향 전환 위험을 줄이고, 선택의 여지를 더 확보하게 해준다”고 밝혔다.
BNZ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더그 스틸(Doug Steel)도 뉴질랜드헤럴드(NZ Herald)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친 0.25%포인트 인하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모기지 브로커 업체 스퀘럴(Squirrel)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커닝햄(David Cunningham)은 RNZ 인터뷰에서 “금리 하락만으로는 주택 시장을 되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임시 총재 크리스천 호크스비(Christian Hawkesby)가 주재하는 마지막 중 하나로, 오는 12월에는 스웨덴 중앙은행 출신의 안나 브레만(Anna Breman)이 새 총재로 취임할 예정이다.
물가상승률이 완화되고 성장 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통화정책위원회의 결정은 최근 몇 년 중 가장 미묘한 균형점에 놓인 판단으로 평가된다. 금융시장은 어느 쪽 결과에도 대비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Source: N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