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서해안 지역인 그레이 지구(Grey District)에서 최근 수만 마리의 뱀장어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지역사회와 환경 단체들 사이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주 지역 강 유역에서 발견되었으며, 강변을 따라 수천 마리씩 부패한 채 떠오른 뱀장어들이 목격되었다. 지역 주민들은 “이 정도 규모의 집단 폐사 현상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환경부와 지역 수자원 감시기관(Environment Canterbury)은 현재 수질 샘플을 채취해 중금속 농도, 산소 결핍, 독성 물질 유입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상 고온 및 폭우 이후 하천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거나, 주변 농장이나 산업지대에서 유입된 유해 물질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 내셔널 환경보호연합은 성명을 통해 “이는 단순한 어류 폐사가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라며 정부 차원의 정밀 조사를 촉구했다.
뱀장어는 뉴질랜드의 마오리 전통 식문화에서 중요한 자원이자, 담수 생태계에서 상위 포식자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어종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역 낚시업과 관광 산업에도 영향이 우려되며, 어린이 생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한 로컬 단체는 “교육용 어류가 전멸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환경부는 수질 정화 및 재오염 방지를 위한 긴급 조치를 검토 중이며, 해당 하천의 특정 구간에 대한 낚시 및 출입 제한 조치도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하고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 언젠가 눈앞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