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베리 지역의 한 캠프장에서 발생한 장출혈성 대장균(E.coli) 감염으로 인해 초등학생 6명이 입원하고, 수십 명이 복통과 구토 등 위장염 증상을 보였다. 지난달 발생한 핸머 스프링스 포레스트 캠프에서 대장균에 오염된 물로 인해 한 학교에서는 한 반의 절반이 결석할 정도로 피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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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후 학생 절반 결석
크라이스트처치 세인트 마틴스 초등학교의 앤드루 모아트 교장은 “지난 학기 캠프에 다녀온 5, 6학년 학생 약 120명 중 한 반의 절반 이상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캠프에서 돌아오는 길에 평소보다 멀미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그때는 단순 피로로 생각했다며, “그 다음 주부터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아프다’고 결석 전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한 반의 학생이 보통 28명이지만, 그 주에는 12명만 등교했다.
모아트 교장은 캠프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이나 설명도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다시 캠프에 간다면 자체적으로 물을 가져가거나, 수질 검사를 철저히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라질 뻔한 안전 기준’, 관리 및 검사 요구
모아트 교장은 앞으로 민간 지하수나 우물을 사용하는 캠프장이라면, 물의 안전성이 어떻게 보장되는지, 어떤 검사를 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히 아이들은 대부분 회복되었다며 “이번 일을 겪었어도 아이들은 캠프를 즐겁게 기억하고 있다. 아이들은 참 회복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최악의 오염 사례
타우마타 아로와이(Taumata Arowai, 국가 수질관리청)는 이번 사건을 '최악의 오염 사례'라고 표현하며, 캠프의 식수가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6명이 입원했고, 10명이 확진, 37명이 의심 환자로 분류되었다.
공중보건국(NPHS)에서는 감염자 47명 중 40명이 어린이라고 밝혔다.
환경 담당 스티브 테일러는 9월 17일 캠프 측에 ‘끓인 물 사용 권고’를 공식 명령했으며, 모든 방문객에게 식수가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명령은 안전한 식수가 보장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딸이 10일간 입원
10살 딸 야니가 감염돼 10일간 입원했던 존 워릭은 캠프에서 돌아온 지 3일 뒤, 딸이 열과 혈변 증상을 보여 입원했다며 “먹지 못해 코를 통해 위로 영양관을 넣고 식사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야니는 STEC(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으로 확인되었다.
워릭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며 “정기적인 수질 검사와 안전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캠프 측으로부터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고, 사건이 알려진 것은 딸이 입원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타우마타 아로와이가 언론 발표를 한 뒤였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어린이, 수혈 필요할 정도로 중증
다른 피해자 한 명은 상태가 악화돼 수혈까지 받았다.
그의 부모는 "딸이 STEC 감염으로 진단받았고, 그 이후에도 다른 학교들이 계속 그 캠프를 이용했다는 사실이 분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너무 큰 고통을 겪었고, 이제는 다시는 캠프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며 “우리 모두가 시스템에 의해 외면당한 기분”이라고 했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사설 수원
타우마타 아로와이 자료에 따르면, 해당 캠프의 식수는 2024년 10월과 2025년 2월의 검사에서 이미 E.coli 기준치를 초과한 적이 있었다.
이 캠프는 등록되지 않은 민간 식수 공급처 중 하나이다. 전국에 등록되지 않은 상수도 시설의 수는 8,000~75,000곳으로 추정된다.
2021년에 제정된 법에 따라, 이들 사설 공급처는 2028년까지 등록을 마치고 정기적인 검사 및 모니터링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후루누이 구청의 해미시 도비 최고경영자는 "이전에는 해당 캠프에서 E.coli 문제가 보고된 적이 없었다”며 “캠프는 사설 수원이라 평소에는 관할 대상이 아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선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