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물가가 1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 지방세, 전기요금, 교통비 등이 잇따라 상승하면서 가계의 생활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분기(7~9월) 동안 소비자물가지수(CPI) 는 약 1%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연간 물가상승률은 2.7%에서 3.0%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ANZ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일스 워크맨은 이번 분기 물가 상승률이 1.1%, 연간 3.1%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요인들에 의해 주도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거 및 공공요금 부문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지방세 인상과 전기요금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일, 채소, 육류 가격도 계절적 평균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통비도 ACC 보험료 인상, 변동성 큰 유가, 항공료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해외 물가 요인이 전체 인플레이션 자극
워크맨은 거래 가능한 부문(Tradable inflation)이 가속화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CPI)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Tradable inflation’은 수입 및 수출 가격, 유가, 환율 등 해외 요인에 따른 물가 변동을 의미하며, ‘Non-tradable inflation’은 지방세, 보험료, 서비스 등 국내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을 뜻한다.
최근 몇 분기 동안 국내 인플레이션은 둔화했지만, 해외 물가 상승(수입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서 전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생활비 압박, COVID-19 시기 못지않아
ASB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스미스는 물가상승률이 COVID-19 시기(7% 이상)보다 낮지만, 생활비 압박은 여전히 가계의 가장 큰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스미스는 2019년 이후 가계비용은 약 25% 누적 상승했고, 특히 식품과 주거비 등 필수품목의 상승폭이 훨씬 크기 때문에 가계가 압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계가 실제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은 통계 수치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 '물가 상승은 일시적, 금리 인하 가능성'
전문가들과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은 이번 인플레이션 상승세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Kiwibank 수석 이코노미스트 메리 조 베르가라는 이번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고, 경제 전반에 여전히 여유 생산력이 남아 있어 중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워크맨 역시 중앙은행(RBNZ)에서 단기 물가 상승에 크게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핵심 물가(Core inflation)가 안정적이고, 국내 인플레이션이 둔화 추세를 유지한다면 일시적인 목표 범위 초과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둔화 속 추가 금리 인하 필요
한편, ASB의 스미스는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 만큼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미스는 현재 경제에는 뚜렷한 성장 동력이 없고, 물가를 목표 수준(2%)에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RBNZ)이 최소 한 차례 0.25%포인트 인하(2.25%까지)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