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억~20억 원대 주택, 외국인 대상 단기 렌트 활발… 주당 3천만 원 임대 사례도
글로벌 경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뉴질랜드 초고가 주택 소유자들 사이에서 고가 주택을 단기 임대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오클랜드와 퀸스타운 지역에서는 8백만2천만 달러(한화 약 80억200억 원) 상당의 주택들이 철저히 선별된 외국인 고객들에게 단기 임대되고 있다.
부유층 투자자 비자를 일컫는 ‘골든 비자’와 미국 정치·경제 불안, 캐나다의 부유세 도입 논의, 사상 최저 수준의 뉴질랜드-미국 환율 등이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럭셔리 부동산 전문업체인 패터슨 럭셔리(Paterson Luxury)의 케일럽 패터슨 대표는 “현재 뉴질랜드 고급 주택 시장에서 ‘구매 전 체험(try-before-you-buy)’ 모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일부 고객은 뉴질랜드 외국인 부동산 구매 금지 정책의 향후 변화를 기다리며 주당 최대 3만 달러(한화 약 3천만 원)를 지불하고 고급 주택을 임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터슨 대표는 “현재 부유층 소유주들은 주택 매각이 쉽지 않자, 임대를 통해 높은 임대 수익을 얻고 있다”며, “이는 자산을 보유한 채 추가 수입을 얻으며 시장 회복을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선택지”라고 전했다.
REINZ(뉴질랜드 부동산협회) 자료에 따르면, 고급 주택 시장은 침체기를 맞고 있다. 오클랜드에서는 350만 달러 이상 고급 주택의 평균 매매 기간이 작년 3월 42일에서 올해 64일로 늘어났으며, 퀸스타운은 평균 95일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패터슨 대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10건의 거래를 성사시켰지만, 올해는 단 두 건에 불과하다”며, “최근 몇 주 동안 2천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 규모의 거래 네 건이 해외 경제 여건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계약 체결 후 완료되는 비율도 절반 수준에서 20~25%로 크게 감소했다”며, “고급 주택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많은 베이비붐 세대 고급 주택 소유주들이 매각을 원하지만, 구매자가 부족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일부는 2천만 달러 상당의 주택을 1천500만 달러로 가격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현재 패터슨 럭셔리는 보유 중인 8백만~2천만 달러 상당의 고급 주택 절반 이상을 임대용으로 전환했으며, 정식 매물로 공개되기 전부터 임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국제 분쟁에서 거리가 멀고,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뉴질랜드-미국 환율도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터슨 대표는 “현재 고급 주택 시장의 침체를 해소하려면 외국인 구매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2백만 달러 이상 주택에 대한 외국인 구매 허용 정책이 실제로 시행된다면, 고급 주택 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고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 총선 당시 국민당(National Party)은 2백만 달러 이상 고급 주택에 대한 외국인 구매 허용 공약을 제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5백만 달러 이상 고급 주택 시장으로 이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Source: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