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3년 미만 징역형 수감자에게 허용되었던 투표권을 전면 금지하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인권단체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4월 30일, 폴 골드스미스 법무부 장관은 수감자 전원에게 투표권을 박탈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20년 노동당 정부 시절 도입됐던, ‘3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수감자에 한해 투표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이다.
골드스미스 장관은 “수감자의 투표권 회복은 범죄에 대한 지나치게 완화적인 접근의 일환이었다”며, “정부는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형량과 관계없이 일관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권에는 권리뿐 아니라 책임이 따른다”며 “법을 위반한 사람은 일정 권리를 일시적으로 상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책이 시행될 경우, 형량에 관계없이 모든 재소자는 선거에서 투표할 권리를 상실하게 된다.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아오테아로아 뉴질랜드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 단체의 운동 구축 및 옹호 책임자인 리사 우즈(Lisa Woods)는 이번 제안을 “섬뜩하다”고 표현하며, “정부가 수많은 반대 의견과 법적 권고를 무시한 채 전면 금지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즈 책임자는 “이번 조치는 특히 마오리족 커뮤니티에 불균형적인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질랜드 교정 시스템에서 마오리족 수감자의 비율이 높은 현실을 고려할 때, 이들의 정치적 목소리를 구조적으로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한 “투표권은 인간의 존엄성과 직접 연결된 기본권이며, 모든 시민은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대해 발언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우려는 비단 인권 단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과거 뉴질랜드 고등법원과 대법원은 수감자 전면 투표권 박탈이 ‘권리장전법(Bill of Rights Act)’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한, 2023년 발표된 독립 선거 검토 보고서에서는 “모든 수감자에게 투표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권고가 명시되어 있다. 이는 교정과 재활을 중심으로 한 형사정책 방향성과도 연결된 대목이다.
정부는 이번 변경안이 “법 적용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책임을 지는 시민의 역할을 되새기게 하는 조치”라고 주장한다. 반면, 인권 단체는 이를 “기본권의 본질적인 박탈이며, 마오리 공동체에 대한 구조적 차별 강화”라고 보고 있다.
정치권 및 법조계 안팎에서도 뜨거운 논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법 개정안은 뉴질랜드 사회의 정의, 인권, 형벌 철학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