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시티 병원(Auckland City Hospital)에서 도입된 최첨단 심장 보존 기술이 심장 이식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1News에서 보도했다. 이 기술은 'HOPE 박스(Hypothermic Oxygenated Perfusion)'로 알려진 장치로, 기존의 심장 보존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심장을 생존 가능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17세 소년의 생명을 구한 혁신 기술
로토투나 고등학교(Rototuna Senior High School)에 재학 중이던 17세 테일러 키파는 2023년, 숨 가쁨과 피로감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폐렴으로 오진되었지만, 결국 희귀 심장 질환인 '좌우심실 비압축 심근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그는 오클랜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어 ECMO(산소공급 장치)에 의존하게 되었다.
이후 의사들은 그의 심장 기능을 보조하기 위해 VAD(심실 보조 장치)를 삽입했다. 이 장치는 심장에서 몸 전체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데 도움을 주며, 테일러는 이 장치와 함께 생활해야 했다. 그는 마치 가방 두 개를 몸에 짋어진 것과 같이 두 개의 전선이 심장에 연결되어 있고, 복부에서 나와 배터리로 연결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항상 신경 써야 했고, 밤에는 장치를 콘센트에 연결한 채 잠을 자야 했다.
7개월 후인 2024년 1월 1일, 테일러는 적합한 심장을 기다리던 중 기쁜 소식을 받았다. 의사는 적합한 심장을 찾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 날, 호주에서 HOPE 박스를 이용해 운반된 심장이 테일러에게 이식되었다.
HOPE box, 심장 이식의 새로운 표준
오클랜드 시티 병원의 의료진들이 'HOPE box'로 부르는 저체온 산소 관류 장치는 장기 이식에 사용되는 특수 장치이다. 'HOPE box'는 심장을 저온에서 산소와 영양분이 포함된 혈액을 순환시키며 보존할 수 있으며, 이 기술은 심장으로 가는 산소와 혈류를 보존하여 기증 장기의 생존력을 다른 기존 방법보다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클랜드 심장 및 폐 이식 프로그램의 임상 책임자인 제이미 오로플린 박사는 이 장치가 심장을 8°C로 유지하면서 심장의 대사 요구를 낮추면서도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여 최상의 상태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오클랜드 시티 병원에서 임상 시험으로 도입되었으며, 현재까지 뉴질랜드에서 18건의 심장 이식에 사용되었다. 그 중 5건은 해외에서 운반된 심장을 이용한 케이스였다.
제이미 오로플린 박사는 HOPE 박스를 획기적인 변화라고 설명하며, 기증된 심장을 더 긴 시간 동안 최상의 상태로 유지되게 함으로써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은 저렴하지 않다. 이 상자를 한 번 사용할 때마다 6만 3천 달러가 든다. 이 기술은 현재 오클랜드 병원 재단에 기부된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환자는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자격을 갖출 수 있다.
권익옹호자들은 정부가 언젠가 이 장치에 대한 기금을 지원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장치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오클랜드 병원 재단 이사인 캔디 슈뢰더는 이 장치로 의료진이 역량을 강화하고, 치료 경로를 구축하고, 사업 타당성을 제시하며, 나아가 정부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심장 이식의 미래를 여는 기술
기존의 심장 보존 방법은 심장을 얼음에 담가 최대 4시간까지 보존할 수 있었지만, HOPE 박스를 이용하면 이 시간을 최대 12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는 지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더 많은 환자들에게 생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테일러 키파의 사례는 이 혁신적인 기술이 실제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이제 다시 학교에 다니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HOPE 박스는 심장 이식 분야에서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