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Official Cash Rate, OCR)를 3.25%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 5월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인하한 이후 유지된 수치다. 이번 결정에서 중앙은행은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중앙은행은 연말 전까지 금리를 3%로, 경우에 따라 2.75%까지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렇다면 경제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왜 지금 바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 중 하나는 향후 6개월 동안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현재 2.5%에서 3% 혹은 그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전기요금, 식료품 가격 상승 등 영향이 반영될 전망이다. 6월까지의 연간 인플레이션 수치는 7월 21일 발표된다.
문제는 실업률이 5.1%로 경제에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플레이션 전망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들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ANZ 기업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1년 전만 해도 순 35%의 기업이 향후 1년간 판매가격 인상을 계획했으나, 현재는 그 비율이 49%로 상승했다. 이는 순 79%의 기업이 2026년 중반까지 비용 상승을 예상하고 있고, 현재 마진이 매우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계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소폭 상승했다. 필자는 소비자 지출이 2026년 이후 다시 늘기 시작하면, 기업들이 이를 기회 삼아 가격을 올리고 마진을 회복하려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해왔다.
여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성장 전망, 수출가격, 해외 재정정책 완화, 뉴질랜드 내 임금상승 지속 여부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겹쳐 시장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
중앙은행이 주목하는 또 다른 요인은 미국 등 주요국의 재정정책 완화, 중장기 금리 상승 압력, 그리고 팬데믹 시기 과도한 통화완화의 교훈이다.
대출자 입장에서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1년, 2년, 3년 고정금리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동전 던지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는 2년 혹은 3년 등 여러 기간으로 분산해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 충격에 대비해 예산을 조정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택시장 측면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시장 전망을 바꿀 만한 요인은 없었다. 매수자들은 여전히 신중하며, FOMO(놓칠까 두려움) 심리는 거의 없다. 매물은 10년 만에 최고치, 신규 주택 건축 허가도 이례적으로 많으며, 일부 고령 투자자들은 비용 부담 탓에 매도를 선택하고 있다. 일자리 안정성도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현재는 확실한 ‘구매자 우위 시장’이다. 다양한 지표에서 첫 주택 구매자들이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집값이 오르지 않아 일부에서는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하지만, 이는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다.
뉴질랜드의 극심한 주택 구매력 부족 현상은 이제야 해소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1990년대 이전처럼 주택 가격이 평균 소득의 3배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지난 30년간 건설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Source:OneRo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