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동포들의 뉴질랜드 '쪽방촌'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라누이’(Rānui. 감독 이준섭)는 비영리 자선단체 ‘낮은마음’이 오클랜드 서쪽 라누이 지역의 웨스턴 파크 빌리지(Western Park Village)에서 홈리스들의 경제적 필요와 자활을 돕는 내용을 담은 19분 분량의 영상이다.
뉴질랜드에서 가난이 대물림되는 이유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 등 웨스턴 파크 빌리지에 생기고 있는 작은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주요 테마로 하고 있다.
라누이는 마오리어로 ‘정오’(midday)를 의미한다.
웨스턴 파크 빌리지는 예전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오토 캠핑장이었지만 지금은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한국에서 소위 ‘쪽방촌’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쪽방촌 주민들은 컨테이너 박스나 캐러밴을 개조한 매우 협소한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들 대부분은 정부 보조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집세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먹을 것이 부족하고 진료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 노숙인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경계에서 늘 살아간다.
‘낮은마음’(간사 이익형)은 한인 청년단체인 리커넥트와 함께 2016년부터 푸드뱅크 중 하나인 키위하베스트의 도움으로 이 마을 주민들에게 식료품을 무료로 제공해왔다. 또한, 마을 주민들이 직접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자활프로그램’도 진행해왔다.
“비록 질병과 가난 때문에 삶의 벼랑 끝에 서있을 지라도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그다지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 낮은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과 나누면서 함께 살아가는 길에는 여전히 삶의 희망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레이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