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크라이스트처치 거리 곳곳에 이해하기 어려운 표지판이 여럿 등장해 한동안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도심의 캐셜 스트리트에는 행인에게 새로운 초저속 제한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으라고 지시하는 표지판도 있었다.
언뜻 보면 공식 표지판처럼 보이고 새로운 보행 속도 제한은 시속 2.83km로 표기됐는데, 이는 성인의 평균 보행 속도인 시속 4.8km보다 훨씬 느리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간판 하단에는 ‘크라이스트처치 시청’이 아닌 ‘Christchurch City Confusion’이라고 적혀 있다.
이 장난스러운 표지판은 예술가 캐머런 헌트(Cameron Hunt)가 12월 5일부터 14일까지 이어진 ‘리틀 스트리트 아트 페스티벌(Little Street Art Festival)’의 하나로 도심에 설치한 5개의 표지판 중 하나이다.
또 다른 하나는 해리퍼드와 몬트리올 스트리트 모퉁이에 있었는데, ‘이 지역은 귀신이 출몰하지만 견딜 만하다’라고 적혀 있다.
웰링턴 출신의 헌트는 장난기 넘치는 예술 설치 작품으로 유명해졌는데, 그중에는 지난 5월 솔즈베리(Salisbury) 스트리트 인도 한가운데에 불가사의하게 나타났던 빨랫줄도 있다.
헌트는 언론 인터뷰에서 작품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잠시 혼란을 준 다음 ‘burst of joy’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해당 표지판의 공식적인 등장은 사람들이 공공 표지판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가 그걸 읽는 모습을 보면 잠시 당황하는 표정을 볼 수 있죠. 그러다가 웃고는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고요. 바로 그 짧은 순간이 핵심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