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분쟁이 격화되며 뉴질랜드 연료값이 2011년 통계청(Stats NZ)이 월별 가격 지표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3월 휘발유는 2월 대비 약 19%, 디젤은 무려 43% 급등해, 가계와 기업 모두에게 예상보다 큰 비용 부담을 안겼다. 통계청은 “이번 인상폭은 2011년 7월 이후 차량 연료 월간 가격이 집계된 이래 최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연료비 급등은 소비자 지출 구조를 뒤흔들었다. 3월 전자카드 지출 통계에서 전체 소매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고, 연료 지출은 10.2% 늘어 5억8,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3월은 연중 최대 연료 소비 달이라, 2024년 3월 5억9,1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오히려 소비가 줄어든 셈이다. 실제 유가를 보면 2024년 3월 디젤(리터당 2.17달러)과 2026년 3월 2.61달러, 91 무연유는 2.80달러에서 2.98달러로 상승했다.
통계청과 Retail New Zealand 분석에 따르면, 연료비 상승이 구조상의 ‘소비 착시’를 만들었다. 웨스트팩 수석 경제학자 대런 깁스와 통계청은 “연료 지출이 17% 증가해 전체 소매 카드 지출을 끌어올렸지만, 연료를 제외하면 소비가 0.1%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인포메트릭스 경제학자 브래드 올슨은 “전기와 휘발유는 13%, 디젤은 37% 올랐다”며,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큰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영향은 소비 패턴과 직결된다. Retail New Zealand의 캐롤린 영 CEO는 3월 잉여지출, 특히 의류·패션 분야가 4.2% 감소했다고 밝히며 “가계가 연료·식료품 등 필수비에 돈을 쏟아붓다 보니 잡화·의류는 자연스럽게 뒤로 밀렸다”고 지적했다. 4월 들어 이런 흐름은 더 뚜렷해지며, 외식·숙박·레저 분야 지출도 둔화하고 있다.
연료비 상승은 물류·운송 비용뿐 아니라 쓰레기·재활용 수거 등 다양한 서비스 비용을 끌어올리며, 결국 물가 전반과 소매 가격을 압박한다. 영은 “소비자 못지않게 소매업체들도 연료비 인상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며, 공급업체들이 연료비 인상을 이유로 무조건 ‘영구적 가격 상승’으로 연결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Retail NZ는 가격과 비용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결과적으로, 연료값 급등은 중동 위기로 인한 2011년 이후 최대폭 인상이라는 통계적 의미뿐 아니라, 실제 소매업계와 소비자에게 실물 경제 위축을 가져오는 복합적인 위기로 자리 잡고 있다. 연료소비가 줄어도 전체 소매 지출이 떠받쳐지는 현상은 표면적인 회복 신호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핵심 소매 거래량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