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테무(Temu)와 쉬인(Shein) 등 해외 온라인 쇼핑 이용자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최근 소비 둔화 속에서 국내 소매업, 특히 의류 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뉴질랜드 의류 소매업은 지난 몇 년간 매우 어려운 상황을 겪어왔다. ANZ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샤론 졸너(Sharon Zollner)는 “최근 몇 년은 의류 소매업에 매우 가혹한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ANZ의 카드 소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의류 소비 증가율은 전체 소비 증가율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2022년 정점을 찍은 이후 눈에 띄게 둔화됐다. 특히 아동·유아 의류 매장은 여전히 2016년 수준의 판매 활동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는 소비자들이 테무와 같은 해외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이동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소비 위축 속에서 의류는 필수품이면서도 지출을 미루거나 줄일 수 있는 품목으로 인식되며, 실제로 중고 의류 시장은 최근까지 호조를 보여왔다.
웨스트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티시 란초드(Satish Ranchhod) 역시 “팬데믹 이후 의류 소비는 장기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변화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저가 해외 상품과 전자상거래 확산이 국내 소매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Retail NZ의 캐롤린 영(Carolyn Young) 최고경영자는 해외 쇼핑에 일정 수준의 ‘부담금(levy)’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프랑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프랑스는 초고속 패션 브랜드에 대해 환경 부담금을 도입해 2030년까지 제품당 10유로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영 CEO는 “뉴질랜드 기업들은 인건비, 보건·안전 규정, 공정거래법, 소비자보호법 등 다양한 규제를 준수해야 하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에서 들여오는 상품은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을 수 있어 공정 경쟁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쇼핑이 늘어나면 소비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이는 국내 일자리와 기업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정 수준의 부담금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모든 전문가가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녹색당 공동대표 클로이 스와브릭(Chlöe Swarbrick)은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프랑스 사례를 볼 때 이러한 부담금이 효과적인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제 분석기관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의 가레스 키어넌(Gareth Kiernan) 수석 예측가는 전자결제 데이터가 다른 경제 지표보다 더 부정적인 소비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 침체 시기에는 내구재 소비가 줄고, 기존 물건을 더 오래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온라인 쇼핑 확대가 통계 왜곡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tats NZ 자료에 따르면, 소매업 사업체 수는 2023년 2월 2만9244개에서 2026년 2월 2만8554개로 감소하는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농업, 제조업, 도매업 등 다른 산업에서도 사업체 감소가 나타났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