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주거비 부담이 심화되면서 국민 4명 중 1명이 식사를 거르거나 의료 서비스를 미루는 등 생계 전반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정책 자문기관 ‘어번 어드바이저리(The Urban Advisory, TUA)’가 실시한 제2차 주택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응답자의 약 25%가 식사를 건너뛰거나 의료 진료를 연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TUA 공동 설립자이자 디렉터인 나탈리 앨런 박사는 이번 결과를 단순한 생활비 위기가 아닌 주택 시스템 자체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사가 2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고착화되고 있다”며, “이제는 단기적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 시스템 실패”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2024년 8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약 5,200여 명의 뉴질랜드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는 향후 주거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 91%는 소득 대비 주거비가 과도하다고 인식, 45%는 현재 주거 선택지에 불만족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거비 부담이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일상생활을 직접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 확인됐다.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체감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
주택 소유자 90%가 안정감 느낀다고 응답했고 임차인 57%만 안정감 느낀다고 응답했다.
임차인들은 더 춥고 습한 주거 환경, 낮은 에너지 효율, 생활 통제력 부족 등의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28%: 의료 진료 연기, 25%: 식사 생략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주거비 부담이 단순한 소비 축소를 넘어 건강과 생존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10년 내 은퇴를 계획한 응답자 중 49%는 더 작은 집으로 이주할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적절한 위치·가격·품질을 갖춘 소형 주택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향후 주택 수요 구조 변화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안정적인 장기 임대 주택을 원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은 이러한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형 주택(build-to-rent), 공동 소유(shared equity), 협동조합 주택, 커뮤니티 토지 신탁 등 해외에서 검증된 다양한 모델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