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북섬 전역이 태풍 ‘바이아누(Cyclone Vaianu)’의 영향으로 또 한 번 큰 피해를 입었다. 강풍과 폭우, 폭풍 해일과 해안 침수, 산사태와 나무 전도, 정전 등 복합 재난이 북섬 북부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흔들었다. 수백 세대가 대피하고, 수천 가구가 한때 전력 공급이 끊겼다.
바이아누의 영향은 먼저 노스랜드(Northland)에서 시작됐다. Whangārei(왕가레이)에서는 노숙인들을 포함한 19명이 Te Renga Paraoa 마을 마라에(마을 회관)에 대피해 아침을 함께 먹으며 지냈다. 현지인은 “한 사람이라도 마라에를 찾는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위해 마라에를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내륙의 작은 마을 Pipiwai(피피와이)는 Hikurangi 강이 범람해 도로가 차단되며 사실상 외부와 단절됐다. 이곳은 하수 처리 시설이 없고, 각 가정별로 자체 정화조를 사용하는 등 인프라가 취약하다. 주민은 포장도로나 도로 보수를 요청해도 예산·우선순위 문제로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코로만델 반도(Whitianga)에서는 도로 침수와 산사태로 지역이 완전히 봉쇄됐다. 한 주민은 “태풍이 오는 동안 약수백 미터의 비가 내렸다”며, 차량이 물에 잠기고 도로가 끊기자 대피·대응에 혼란이 컸다고 전했다.
와이카토의 Paeroa(파이로아)에서는 강수량이 너무 많아 주택이 물에 둘러싸인 ‘모트’처럼 변했다. 주민은 “과거에는 뉴질랜드가 ‘태풍 시즌’이 있는 나라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야말로 태풍 시즌이 시작된 것 같다”며 “이 모든 것이 지구온난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타타(Matatā) 지역에서는 에릭 마라스(81) 등 9명이 낮은 지대에서 Rangitihi 마라에로 대피했다. 현지 주민은 “마을 공동체가 폭우와 해일에 익숙해져 있고, 마라에는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반면, Ōhope(오호프) 지역에서는 가주 카링턴(Garth Carrington)처럼 대피를 피하고 집에 머무르기로 선택한 이들도 있다. 그는 “태풍이 오는 동안 전 지역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어디에 있든 바람과 비는 똑같다. 집에서 더 안전하고 편하다”고 설명했다.
주말에 이어진 후속 평가에서, Bay of Plenty 지역에서는 Ōhope와 Thornton 일대 270 가구가 공식적으로 대피했다. 추가로 스스로 대피를 선택한 인원까지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태풍을 계기로, 현장 주민들은 “과거와는 달리 매년 빈번해지는 태풍과 폭우가 뉴질랜드의 새로운 기상 현실”이라고 말하며, 인프라 보강과 재난 대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