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을 위한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음에도, 가족들이 요양원에 부모를 맡길 때 하루 수십 뉴질랜드 달러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는 사례가 늘어나며 혼란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RNZ 보도에 따르면, 요양원(레스트홈)은 정부가 보장하는 ‘기본 케어비’(standard care fee, 1일 352달러 수준)를 받지만, 거실형·욕실(ensuite)·전망·정원 등이 붙은 ‘프리미엄 룸’에는 추가 요금(하루 10~85달러 수준)을 부과할 수 있다. 이 요금은 정부 보조금이 아니라 가족이 더 부담하는 구조로, 정부 평가액을 초과하는 시설·환경을 원할 때 적용된다.
이런 제도가 도입된 것은 정부가 건물·시설 유지·개선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인요양 협회(Age Concern·Aged Care Association 등)는 인건비·설비·임대료 상승이 커지면서 요양원 운영자가 제공하는 시설 수준을 높이려면 프리미엄 요금 의존이 늘어났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최근 건설·리모델링된 시설들은 대부분 ‘비표준’으로 분류돼, 기본 방이 거의 없거나 전부 프리미엄으로 세팅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라이먼(Ryman)·메틀라이프케어(Metlifecare)·썸머셋(Summerset) 등은 2024년 이후부터 표준 방을 프리미엄 방이나 ‘ocupation right(점유권 계약)’ 방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족들은 정부 보조금을 모두 요양비에 쓰더라도, 추가 10~20달러, 경우에 따라 35~85달러를 더 내야 한다는 청구를 받는다. 특히 여러 가정은 “원하는 시설에 표준 방이 없고, 프리미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다른 곳을 찾기 어렵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요양원이 ‘ensuite·더 넓은 공간·정원’ 같은 부가 기능을 제공할 때 추가 요금을 받는 것을 허용하면서도, 10km 이내에 같은 수준의 표준 침대가 없는 상황에서 ‘표준 침대’를 요청하면 추가 요금을 부과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표준 침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이 규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보건부는 “노인요양 서비스의 급여·보조금 구조가 이미 노후화됐고, 서비스 접근성과 형평성이 문제”라며, 노인요양 장관 자문단(ministerial advisory group)을 구성해 중장기 제도 개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2026년 중반까지 권고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제도의 핵심은 ‘임상 치료’와 ‘주거·생활비’를 분리해, 정부가 임상 치료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고, 가족이 주거·생활비를 선택적으로 부담하는 이중 구조를 도입하는 것이다.
노인요양 협회 측은 “90세가 되어도 19세가 되어도, 임상 치료가 필요하면 무료로 받는 병원 시스템과 달리, 90대는 처음부터 임상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불합리는 더 이상 방치될 수 없다”며, 이런 구조가 투명해지면 국민이 무엇을 어디까지 스스로 부담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2025년 예산에서 노인요양 시설 추가 투자 4% 인상, 홈·커뮤니티 지원 서비스 4400만 달러, 병원에서 요양원으로의 이전을 위한 2400만 달러 지역 기금을 발표해, 부족한 표준 침대 확충과 시스템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결국 지금 논란은 단순한 요금 인상이 아니라, 노인 의료·주거·생활 지원을 어떻게 정부와 가족이 나누어 부담할지에 대한 ‘노후 복지 정책’의 본질을 둘러싼 문제로 볼 수 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