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전통적인 로또(Lotto) 시스템을 개편해 참가자들이 돈을 잃는 대신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복권형 채권'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오클랜드 대학교 금융학 선임 강사인 거트잔 버딕트(Gertjan Verdickt) 박사는 흐로닝언 대학교의 아마우리 드 빅(Amaury De Vicq)과 함께 1905년 네덜란드 정부가 전통적 복권 판매를 금지하고 그 대안으로 '복권형 채권'을 허용했던 사례를 연구했다.
복권형 채권은 투자자가 원금과 이자를 보장받으면서 동시에 거액의 당첨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확정 금리형 상품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책 변화 이후 저소득층은 복권형 채권에 더 많은 돈을 예치한 반면, 부유층은 보유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복권형 채권이 도박의 대체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음을 시사한다.
버딕트 박사는 "로또 수익금이 지역 사회 프로젝트에 사용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저소득층의 지출이 비중 있게 쏠린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국민들이 안전한 수익을 얻으면서도 대박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우량 채권 형태의 상품이 도입된다면, 매주 돈을 잃기만 하는 현재의 로또 시스템과 달리 뉴질랜드 국민들이 자산을 키워가는 동시에 공공 프로젝트 자금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질랜드에서는 과거 ANZ 은행이 '보너스 본드(Bonus Bonds)'라는 유사한 상품을 2020년까지 운영했으나,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중단된 바 있다. 당시 투자금 규모는 30억 달러에 달했다.
버딕트 박사는 자신이 연구한 모델이 기존 보너스 본드와는 두 가지 면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발행 주체: 영리 기업이 아닌 지자체나 정부가 발행한다.
수익 구조: 보너스 본드는 당첨되지 않은 99%의 가입자가 아무런 수익을 얻지 못했지만, 복권형 채권은 가입자 전원에게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며 그중 극소수가 추가로 거액의 경품을 받는 구조다.
버딕트 박사는 "오늘날 온·오프라인에 수많은 도박 옵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인간의 도박 욕구 자체를 금지할 수는 없다"며 "다만 그 욕구를 저축을 장려하는 더 안전한 통로로 유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