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2월은 여름의 한가운데서 사랑이 가장 또렷해지는 달이다.
햇살은 성급하지 않고, 바람은 아직 따뜻하다. 이 계절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묻는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얼마나 용기 있게 사랑하고 있는가.
2월이 되면 오클랜드는 색으로 말한다.
거리에는 무지개가 흐르고, 서로 다른 정체성과 삶이 축제의 언어로 인사한다.
바로 Auckland Pride Festival의 시간이다.
이 축제는 단지 화려한 퍼레이드가 아니다.
“너는 그대로 괜찮다”는 메시지를 도시 전체가 함께 말하는 순간이다.
교민으로 살아가며 느끼는 이중의 정체성, 낯선 곳에서 스스로를 증명해 온 시간들—
그 모든 이야기가 이 달에는 존중과 포용이라는 이름으로 안긴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로토루아의 밤, 마오리 전설은 사랑의 본질을 조용히 들려준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해, 히네모아는 차가운 호수를 건넜다.
두려움보다 마음이 앞섰고, 망설임보다 선택이 컸다.
그 끝에서 기다리던 이는 투타네카이였다.
이 이야기는 묻는다.
사랑은 감정일까, 결단일까?
마오리 전설은 답한다.
사랑은 용기다.
2월의 뉴질랜드에는 두 개의 사랑이 공존한다.
도시의 사랑은 다름을 끌어안는 용기이고, 호수의 사랑은 거리와 두려움을 넘는 결단이다.
교민의 삶도 닮아 있다.
언어의 호수, 문화의 파도를 건너 우리는 매일 작은 히네모아가 된다.
그리고 누군가는, 누군가의 투타네카이가 되어 묵묵히 기다리고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