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신 고령자 가구가 뉴질랜드에서 물가 상승의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발표된 소비자물가(CPI) 자료에 따르면, 75세 이상 독신 가구의 5년간 누적 인플레이션율은 27.2%로 전체 평균(25.3%)을 크게 웃돌았다.
2년간 추이를 보면, 같은 연령대 독신 가구는 7.8% 인플레이션을 겪었으나 전체 평균은 5.4%에 그쳤다. 70~74세 가구도 5년간 전체 평균보다 1.8%p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했고, 65~69세 독신 가구는 2년간 6.3%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다. 모든 연령대의 독신 가구가 5년간 전체 인플레율을 상회한 셈이다.
경제학자 샤무벨 이아쿠브(Shamubeel Eaqub)는 “최근 인플레이션은 식료품, 지방세, 보험료 등 필수품에 집중됐다”며 “독신 고령자들은 소득에서 이러한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더 큰 타격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반면 TV·스테레오 등 내구재 가격 하락(디플레이션)은 이들이 거의 소비하지 않는 분야라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아쿠브는 1인 가구의 고정비용 구조를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집세, 전기요금 등 주거 단위 고정비는 거주자 수와 무관하게 동일하게 발생한다. 1인 가구는 이 부담을 홀로 떠안는다”고 지적했다.
RNZ에 제보한 여성은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큰 경제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자녀 양육으로 경력 단절이 된 나와 달리, 자녀 양육 휴직 없이 일한 남동생들이 훨씬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자녀 양육 비용으로 퇴직연금 저축에 투입할 10만 달러를 잃었다고 추산했다.
이아쿠브는 여성 임금 차별이 평생 누적돼 노후 자산 격차로 이어진다고 동의했다. 실제 KiwiSaver(국민연금) 잔고는 여성들이 남성보다 적으며, 퇴직위원회(Retirement Commission)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여성의 52%가 연소득 3만 달러 미만인 반면 남성은 42%에 불과하다.
은리치 리타이어먼트(Enrich Retirement)의 리즈 고(Liz Koh)는 “여성들은 평균 10% 낮은 임금과 출산휴가로 연금 저축이 부족하고, 남성보다 평균 4~5년 더 장수해 자금 소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택 미소유 또는 대출 부담 독신 여성이 급증하며 노후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퇴직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65~74세 독신 여성의 40%가 노후 재정에 전혀 자신감이 없다고 답했으나, 75세 이상에서는 오히려 재정 안정감을 느끼는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