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뉴질랜드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여름철에 레드 와인을 차갑게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레드 와인이 냉장에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레드 와인을 20분 정도 냉장하면 알코올 향이 부드러워지고 과일 맛이 살아나며, 탄닌 구조도 단단해져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 더 좋다고 설명한다.
차가운 레드 와인에 가장 어울리는 품종은 피노 누아, 가메이, 트루소, 네비올로, 피노 메르니에 등 가벼운 바디와 높은 산도, 낮은 탄닌을 지닌 와인들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스타일의 와인을 ‘빈 드 소이프(vin de soif)’ 즉 ‘갈증 해소용 와인’이라고 부른다. 특히 가메이, 피노 누아, 카베르네 프랑, 프라파토, 도체토 등은 여름철에 차갑게 마시기에 이상적이다.
와인을 차갑게 마시는 방법은 냉장고에 약 20~30분 정도 넣어두거나, 얼음과 물이 섞인 얼음통에 10~15분 정도 담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오크 숙성된 무거운 레드 와인은 냉장하면 향미가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차가운 레드 와인은 그릴에 구운 고기, 여름 샐러드, 가벼운 파스타, 해산물 등과도 잘 어울린다. 뉴질랜드 현지 와인 바에서는 피노 누아, 가메이, 트루소 등 가벼운 바디의 와인을 추천하며, 최근에는 탄닌을 최소화하는 카본산 맥세레이션(carbonic maceration) 방식으로 만든 와인도 인기를 얻고 있다.
차가운 레드 와인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닌, 여름철 와인 즐기기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