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에서 한 여성의 탈의 장면을 집 안에서 몰래 촬영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유명 셰프가 사회봉사형을 선고받았다고 뉴질랜드 해럴드가 보도했다.
카즈야 레스토랑의 오너이자 셰프인 카즈야 야마우치는 타인의 친밀한 신체를 고의로 촬영한 혐의를 인정했으며, 오클랜드 지방법원에서 선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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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폴 판사는 피해자가 뉴질랜드에서 워킹비자로 체류 중이던 20세 일본인 여성이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마운트 이든의 주택에서 방을 임대해 거주하고 있었다”고 판사는 말했다.
47세의 야마우치는 지난해 8월, 집의 공용 욕실에서 여성이 옷을 벗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스펀지 속에 휴대폰을 숨겨 놓았다.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에 들어오기 직전 휴대폰을 녹화 상태로 전환해 샤워부스 바로 바깥 선반에 두고, 피해자를 친밀하게 촬영할 의도로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욕실에서 옷을 벗던 중 검은 스펀지 속에 숨겨진 휴대폰을 발견했다. 녹화된 영상에는 피해자의 탈의 장면과 함께 야마우치가 휴대폰을 선반에 올려두는 모습까지 담겨 있었다.
여성은 야마우치를 직접 대면해 따졌고, 그는 사과한 뒤 휴대폰을 파손해 없애버렸다. 이후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했다.
판사는 “이번 범행은 매우 침해적이며 신뢰를 저버린 행위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집에 머문 손님이었고, 사생활이 보호될 권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야마우치는 경찰 조사에서 여성을 촬영한 이유가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고 인정했다고 판사는 전했다. 그는 또한 아내와의 관계가 표면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우치의 변호인은, 사건 이후 그가 배우자와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번 범행이 자신의 사업과 자녀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즈야 레스토랑은 2022년 뉴질랜드 최고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으며, 올해 월드 컬리너리 어워즈에서도 후보에 올랐고 다수의 지역 상도 수상해 왔다.
폴 판사는 사전보고서에서 야마우치에 대한 여러 개인 추천서가 제출된 점을 언급하며, 그가 뚜렷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전과가 없으며, 긴 노동 시간으로 인해 개인적 관계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못해 온 점도 고려됐다. “이 행동은 일탈적이며, 과거에 반복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요식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판사는 말했다.
판사는 징역 4~6개월을 선고 기준으로 삼았지만, 유죄 인정으로 20% 감경, 반성 및 인성으로 10% 감경을 적용해 형량을 낮췄다.
결국 야마우치는 9개월 보호감찰감독(supervision)과 80시간 사회봉사형을 선고받았다. 경찰도 이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해당 혐의의 최고형은 3년 징역이다.
야마우치는 일본 가가와에서 성장해 오사카의 조리학교에서 요리를 공부했다. 이후 뉴질랜드로 이주해 오클랜드 CBD의 Rice와 CIBO 등 수상 경력 있는 레스토랑에서 헤드 셰프로 일했다.
피해 여성은 현재 뉴질랜드를 떠났으며, 법정에서는 피해자 영향 진술서가 제출되지 않았다.
한편, Viva Top 50 Auckland Restaurants Awards 측은 11월 21일, 야마우치가 친밀영상 촬영 혐의로 선고받은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그가 운영하는 카즈야 레스토랑을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Viva는 11월 19일 명단 발표 당시에는 해당 범죄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