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수제맥주 양조업체들이 급등한 이산화탄소(CO₂) 가격과 잇따른 공급 불안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유일한 국내 가스 공급원이 일시 중단된 이후 가격이 폭등했지만,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으면서 업계 전반이 압박을 받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천연가스 정제 과정에서 부산물로 추출돼 액체 형태로 저장·판매된다. 뉴질랜드 내 유일한 현지 공급처인 타라나키주 카푸니(Kapuni)의 처리 공장은 2023년 보수 작업으로 가동이 중단된 이후 가격이 급등했으며, 가동 재개 후에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인버카길의 홉세션 브루잉(Hopsession Brewing)을 운영하는 네이선 매켄지(Nathan McKenzie)는 “청구서를 받고는 요금이 잘못된 줄 알고 본사에 바로 전화를 걸었다”며 “하지만 돌아온 답은 ‘그게 실제 가격’이었다”고 말했다.
와나카(Wānaka)의 라임 앤드 리즌 브루어리(Rhyme and Reason Brewery)의 사이먼 로스(Simon Ross)는 “요즘 사람들은 술집에서 맥주 한 잔에도 돈 쓰기를 꺼리는데, 우리는 모든 방면에서 비용 압박이 몰려오고 있다”고 호소했다.
맥주 양조 과정에서 CO₂는 탄산을 발생시키고, 맥주의 산패를 막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케그(keg)에서 탭을 거쳐 잔으로 맥주를 밀어내는 데에도 사용된다.
양조업체들이 1News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CO₂ 가격은 2021년 킬로그램당 94센트에서 2025년에는 약 4.30달러로 상승했다. 이 같은 급등세는 다른 산업용 가스 제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즈니스NZ(BusinessNZ)는 이를 “가스 사용자들에게 닥친 위기(crisis)”라고 표현했다. 단체의 대변인 캐서린 비어드(Catherine Beard)는 “양조장들 가운데 일부는 생산량을 줄이거나 직원 수를 축소했고, 실제로 문을 닫은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주 2억 달러 규모의 석유·가스 탐사 공동투자 펀드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가스 처리 및 저장 시설 업그레이드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비어드 대표는 “정치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 방향이 뒤집히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업·혁신·고용부(MBIE)는 석유 및 가스 탐사 금지 해제를 통해 뉴질랜드의 탄소 배출량이 2050년까지 5,100만 톤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연구진은 액체 CO₂의 대체 공급 방안을 모색 중이다.
캔터베리대학교의 데이비드 뎀프시(David Dempsey) 부교수는 “소규모 기업들이 목재 연소 폐가스를 활용해 CO₂를 포집하거나, 지열지대에서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ource: 1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