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부동산 시장이 최근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며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분석기관 코탤리티(Cotality)가 발표한 10월 주택 지표에 따르면, 거래량은 전년 대비 약 4% 상승한 반면 주택 가치는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2022~2023년 하락기를 지나며 29개월 중 27개월간 거래 증가세를 이어온 가운데, 봄철 신규 매물도 소폭 늘어났지만 전체 매물량은 여전히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2% 낮은 수준으로, 공급이 제한된 상태다.
코탤리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켈빈 데이비슨은 “시장 안정화 흐름이 뚜렷하며, 여전히 구매자 우위의 시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첫 주택구매자 비중이 28%에 달하며 역대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12월 1일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VR) 규제가 완화되면 이들에게 추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규제 완화안에 따르면 은행은 예치금 20% 미만의 주택담보대출을 신규 대출의 최대 25%까지 취급할 수 있고, 투자자 대상 저예치 대출 한도도 기존 5%에서 10%로 두 배 확대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데이비슨은 “대출기관의 유연성은 강화되겠지만, 주택시장 급등을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투자자 시장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그는 “투자자들은 낮은 예치금으로 대출을 받기 여전히 어렵다”며 “DTI(소득 대비 부채비율) 규제와 은행 내부 심사 강화로 인해 투자자 시장의 급격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데이비슨은 “현재 시장은 급등도, 급락도 아닌 수평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가격과 거래량 모두 안정세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2026년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 입장을 밝혔다. “인플레이션 완화, 금리 인하, 건설 비용 안정화로 내년에는 주택 거래와 가치 모두 반등이 예상된다”며 “기존 대출자들이 낮은 시장금리로 재조정될 경우 주택 구매 여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델 건설비용지수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주택 건설비용은 0.4% 상승에 그쳐 2020년 이후 최소 상승 폭을 기록했다. 자재 공급이 원활해지고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시공 비용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체 주택 자산 가치는 1조6,500억 달러로 추산되며, 연간 매매 건수는 8만8,700건에 달했다. 평균 임대 수익률은 3.8%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RBNZ의 LVR 완화, 금리 하락, 건설비용 안정 등은 단기적으로 시장 심리를 개선시키는 요인이지만, DTI 규제와 여전히 높은 차입 비용이 시장의 급격한 회복을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6년에는 완화된 금리 환경, 고용시장 회복, 건설 부문 안정 등이 맞물리며 본격적인 시장 반등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