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에서 서서히 깨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가정용 가구와 인테리어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봄철 주택 거래 시즌을 앞두고 시장이 활기를 찾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키위뱅크 선임 이코노미스트 메리 조 베르가라(Mary Jo Vergara)는 “새 TV나 소파 등을 구입하는 시점은 주로 이사나 매매를 앞둔 때다. 최근의 소비 패턴은 많은 가정이 주택 매입이나 매각을 준비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의 가계 소비는 여전히 높은 물가 압력 속에서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 전망과 함께 건축비 상승률도 둔화해 건설 여건이 개선되는 점이 주목된다. 키위뱅크 이코노미스트 사브리나 델가도(Sabrina Delgado)는 “지난 1년간 건축비 상승률이 0.8%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향후 주택 건설 재개를 위한 긍정적 신호”라고 밝혔다.
또한 12월 1일부터 뉴질랜드준비은행(RBNZ)이 대출 담보비율(LVR)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어서, 주택시장 회복에 ‘불씨’를 지필 주요 변수로 꼽힌다. 델가도는 “이는 시장을 따뜻하게 데우는 큰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대료 상승률은 지난 최고치 4.8%에서 2.6%로 하락해 세입자 부담이 완화됐다. 이는 이민 유입의 둔화와 시장 내 수요 감소를 반영하지만, 동시에 재고주택 중심의 시장 안정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한편 키위뱅크는 3% 수준의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11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르가라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은 주로 지방세와 전기요금 등 행정성 비용 때문이며,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푸드·연료·지방세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기초 물가 상승률은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 1~3% 내에 머물고 있다. 연말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되고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 2026년에는 주택시장 전반의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베르가라는 “지금의 새 가구 구입과 집 수리 움직임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시장의 전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Source: N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