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경제가 수개월간 부진한 상태를 벗어나 점진적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소규모 호전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두 개의 상반된 뉴질랜드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Westpac의 최근 경제평론에 따르면 경제 상황은 여전히 ‘침체(soggy)’ 상태이지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비록 낮은 수요 기반에서 출발했으나 기업들은 소폭의 수요 증가를 체감 중이다. 한편 인플레이션은 3%로 다시 상승했는데, 주로 식품 가격과 지방세 인상에 기인하며, 경기 과열이 아닌 일시적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Reserve Bank는 올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농업과 낙농이 활발한 오타고 지역은 연간 6%에 가까운 가격 상승을 시현했고, 캔터베리와 사우스랜드도 2~3%대 양호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대도시의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하는데, 웰링턴은 지난 1년간 3% 하락했고, 오클랜드는 1% 소폭 하락했다.
특히 웰링턴은 가계 재정 압박, 낮은 소비자 신뢰, 서비스업 부진 등 ‘3중고’로 어려움을 겪으며 부동산 시장도 위축된 상태다. 9월 기준 Cotality NZ 자료에 따르면 웰링턴 주택 가격이 0.4% 내렸다.
그럼에도 첫 주택 구매자 그룹은 확실한 시장 우위로 떠올랐다. 9월 전국 전체 거래의 28.2%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특히 웰링턴 지역에서는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포리루아에서는 구매자의 40%, 웰링턴 시는 24% 이상을 차지했다.
Cotality NZ 연구 책임자 닉 구달(Nick Goodall)은 “대출을 끼고 투자하는 ‘엄마아빠’ 투자자들이 최근 규제 완화와 낮은 모기지 금리 덕분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평균 투자자 중간 매입 가격은 75만 9,000 달러로 전년 77만 달러보다 낮아, 일부가 현 시장에서 좋은 매물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 비중은 해밀턴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각각 29%, 27%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기존 주택 소유자 또는 이른바 ‘무버(movers)’들은 관망세를 유지, 이로써 첫 주택 구매자와 소규모 투자자에게 공간을 내주고 있다고 구달은 설명했다.
최근 Reserve Bank가 단행한 50bp 기준금리 인하는 경제 재점화를 위한 ‘최소 후회’ 선택이라고 평가된다. 시장은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며, 11월 OCR이 2.25%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12월에는 LVR 규제 완화도 예정돼 있으나, 현재 대부분 대출이 한도에 근접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봄철 매매 성수기가 본격화함에 따라 10월 초 현재 매물 총수는 작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으나, 5년 평균보다는 많아 시장은 여전히 구매자 우위 상태다. 향후 6개월 내 기존 대출 중 약 44%가 낮은 시장 금리로 재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회복 신호는 분명하지만, 본격적인 호황까지 이어지리라 기대하는 이는 아직 없다.
Source: N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