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사모아 주변 바다에서 침몰한 뉴질랜드 해군 함정 사고와 관련해 정부가 사모아에 배상금을 지급했다.
10월 6일 윈스턴 피터스 외교부 장관은, 해군 측량선인 ‘마나와누이함(HMNZS Manawanui)’ 침몰로 이 지역에 발생한 해양 오염 피해에 대해 600만 달러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피터스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와 같은 배상금은 사모아 측이 요구했던 전액이라면서 사모아 정부의 요청에 전적으로 성실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침몰 사고가 현지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과 이로 인한 혼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사모아 정부와 협력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등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나와누이함은 10월 6일 당시 사모아의 우폴루(Upolu)섬 남쪽 해안에서 1km가량 떨어진 바다에서 ‘산호초 해도 작성(mapping reefs)’을 하다가 좌초했다.
탑승자 75명은 2명의 경상자 외에 전원이 무사히 구명보트를 이용해 대피했지만 불이 붙었던 선박은 결국 사고 발생 하루 뒤에 수심 30m 해저에 침몰했다.
조사 결과 당시 사고는 자동 항법 장치로 운항하던 선박이 암초를 향해 돌진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승무원들이 자동 운항 모드를 뒤늦게 해제해 사고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바람에 현지에서는 바다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으며, 디젤 연료, 석유 등 오염 유발 물질과 탄약을 비롯한 군용 장비를 제거하는 후속 작업을 했다.
사모아 정부가 조사한 결과 해당 지역의 바닷물이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지난 2월부터 현지의 어업 경보가 완전히 해제됐다.
만재 배수량이 5,700톤인 이 함정은 2003년에 노르웨이에서 건조했으며 이후 석유 및 가스 산업계에서 사용하다가 2018년에 뉴질랜드 해군이 사들였다.
해군은 이듬해부터 임무에 투입해 그동안 수로 조사 및 측량에 사용했는데, 배에는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과 다이버를 위한 감압 체임버 등이 갖춰져 있다.
한편, 이 사고로 뉴질랜드 해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군함을 퇴역시키지 않고 사고로 잃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