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는 비만 인구 증가로 몸무게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등장한 웨고비(Wegovy), 오젬픽(Ozempic) 등 체중 감량 약물들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비용 부담과 사회적 영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OECD 국가 중 뉴질랜드는 성인 3명 중 1명, 아동 10명 중 1명이 비만으로 분류돼 3위에 올라있다. 이로 인해 의료 체계에 가해지는 부담도 엄청나다.
웨고비와 오젬픽 같은 약물들은 체중 감량 효과로 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으나, 동시에 패션업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플러스 사이즈 모델의 수요가 줄고 ‘마른 몸’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저널리스트 에블린 에브리(Evelyn Ebrey)는 “덩치 있는 몸을 가진 사람들이 혐오를 당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약물 사용이 늘면서 날씬함에 대한 집착과 ‘더 말라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클랜드대 교수 웨인 컷필드는 “이 약물들은 기적의 치료제가 아니며, 비싸고 장기 복용해야 하며 부작용도 존재한다”고 경고한다. 약물과 함께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만이 뉴질랜드에 수십억 달러의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며, 심장병, 당뇨, 암 등 다양한 질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설명한다. 특히 비만이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는 점도 강조한다. 뉴질랜드 5세 아동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만율이 높다.
비만 원인은 유전, 생활습관, 인종 그룹별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사람들은 칼로리 제한과 운동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제 생활 습관 개선을 어려워한다.
한편, 컷필드 교수는 장 건강 연구와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비만 치료의 혁신적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8년 전 비만 청소년 8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오염된 장내 세균을 건강한 기증자로부터 이식하고, 이후 건강 상태와 체중 변화가 크게 개선된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당뇨병, 심장병 위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
에블린 에브리는 “의료상 필요로 복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약이지만, 점점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인 중심의 무분별한 사용은 걱정스럽다”고 말하며, “키위들도 ‘체중 공포증’을 벗어나 자신과 타인에 더 자비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뉴질랜드 사회는 건강, 다양성, 자존감을 희생하면서까지 날씬함만을 쫓는 불편한 진실을 맞닥뜨리고 있다.
출처: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