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최대의 마누카꿀 생산업체인 컴비타(Comvita)가 세계 꿀 시장의 어려움 속에서 기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상장된 건강·웰니스 기업인 컴비타는 월요일 오전 뉴질랜드 증권거래소(NZX)를 통해, 이사회가 투자기업 마스트헤드(Masthead) 산하의 플로렌츠(Florenz)에서 제안한 인수 입찰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50주년을 맞은 컴비타는 수년간 이어진 고전 끝에 구원의 손길을 맞게 됐다.
이번 인수 제안에 따르면 주주들은 주당 0.80뉴질랜드달러를 현금으로 받게 되며, 이는 지분가치 5,600만달러, 기업가치 1억1,900만달러에 해당한다. 이 제안이 성사되면 컴비타는 상장 폐지되어 비상장 기업이 된다.
이번 인수 제안은 팬데믹 기간 동안 국제고객들이 꿀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가격 경쟁이 대폭 심화되는 등 어려운 시기에 나온 것이다. 지난 7월 말에는 2021년 웰니스 기업 미투데이(Me Today)가 3,600만달러에 인수했던 생산업체 킹허니(King Honey)가 세계 꿀 공급 과잉(Global Honey Glut)과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결국 청산 및 관리절차에 들어간 바 있다.
컴비타는 최근 이어진 손실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2024회계연도에만 7,700만달러의 세후 손실을 기록했고, 금주 금요일 발표 예정인 올해 실적에서도 추가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900만~1,300만달러의 소폭 흑자를 기록했으나 2019년과 2020년에는 역시 손실을 냈다.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기업 구조조정도 단행해, 리더십과 이사회의 수, 직원 67명, 그리고 사무실 감축을 통해 최대 1,500만달러까지 비용을 절감했다. 그러나 브리짓 코츠(Bridget Coates) 이사회 의장은 이러한 노력이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츠 의장은 “컴비타는 마누카꿀 부문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며 “업계는 공급 과잉과 가격, 수요 변동성, 온라인을 포함한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에는 신속한 통합이 필요하지만, 현 자본 구조 하에서는 컴비타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의 규모와 자본력, 속도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츠 의장은 또 “이번 매각 제안이 지속적 도전에 처한 이 시기에 확실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주들의 동의와 고등법원 및 독립 자문사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10월엔 추가 세부 사항과 분석이 주주들에게 제공되고, 11월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지며,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12월 새로운 구조가 도입된다.
경영진 변화 또한 있었다. 작년 큰 손실 발표 후 CEO 겸 전무이사였던 데이비드 배니필드가 퇴임하고, 이사회 의장 브렛 휴렛이 임시 CEO를 맡았으며, 브리짓 코츠가 독립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타우포(Taupō)의 유제품 기업 미라카(Miraka) 출신의 칼 그레이던(Karl Gradon)이 8월 1일부터 신임 CEO로 취임한 지 두 주 만에 이번 발표가 나왔다.
주요 주주인 차이나 리소스 엔터프라이즈(China Resources Enterprise), 리 왕(Li Wang) 측도 이번 거래를 지지하며, 이들은 전체 지분의 약 18.3%를 보유하고 있다.
플로렌츠는 비타민, 보충제, 뉴트라슈티컬, 허브 건강제품 등을 수출하고 있다. 플로렌츠 측은 이번 거래로 “세계 최대의 마누카꿀 제품 판매자”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트헤드의 회장이자 크라이스트처치의 부자인 마크 스튜어트(Mark Stewart)는 "컴비타는 최근 힘든 상황을 겪었지만, 근본적인 사업은 견고하다. 비상장화와 부채상환, 세계적 수준의 리더십 영입, 고부가가치 혁신 집중 등을 통해 성장의 새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컴비타의 최근 인수 사례로, 지난해 북미 마누카꿀 시장의 대표 브랜드 웨더스푼 오가닉 그룹(Wedderspoon Organic Group)을 편입시킨 점이 있다. 웨더스푼은 꿀 이외에도 립밤, 로젠즈 등 제품군을 갖추고, 2만3,000여 매장에 입점해 있다.
플로렌츠의 CEO 마이크 토드(Mike Tod)는 “컴비타와 웨더스푼의 결합으로 두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효율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컴비타의 혁신, 품질,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념은 우리의 성장 전략과 완벽히 일치한다. 이 상징적 기업을 뉴질랜드 소유로 계속 유지할 기회를 얻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컴비타는 1970년대 중반, 베이오브플렌티(Paengaroa) 지역에서 앨런 부겐(Alan Bougen)과 클로드 스트랫포드(Claude Stratford)가 공동 설립했다. 현재 B Corp 인증 기업으로, 호주, 중국, 북미,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 400명 이상의 임직원과 16억 마리가 넘는 벌을 보유하고 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