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지역사회 위해 산 짐 릴리 CHCH-RSA 회장 별세

평생 지역사회 위해 산 짐 릴리 CHCH-RSA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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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갖가지 자원봉사 활동으로 일관한 삶을 살아 존경을 받았던 주인공이 갑자기 별세해 지역주민들이 슬픔과 함께 안타까운 심정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리고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행사 등을 통해 한국 교민과도 인연이 깊은 ‘크라이스트처치 재향군인회(Christchurch Royal NZ Returned and Services Association, RSA)’의 짐 릴리(Jim Lilley)회장이 7월 22일 오전에 별세했다. 

릴리 회장이 향년 71세로 갑자기 직장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언론은 물론 그가 속했던 많은 단체의 회원과 함께 일했거나 또는 친분을 나눴던 이들이 큰 일꾼을 잃었다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인은 지난 6월 25일 한국전 발발 75주년을 기념해 당일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대성당 광장 옆의 시민전쟁기념탑에서 열린 캔터베리 참전용사 추도식을 시청과 한인회와 함께 주도하기도 했다(사진). 

그는 해양 포유류 구조 및 암 기금 모금 등 지역사회에서 수많은 봉사활동을 벌인 공로로 올해 6월 국왕탄신일 기념일에 ‘뉴질랜드 공로 훈장(NZ Order of Merit)’을 받았다. 

카이코우라의 농장에서 태어난 고인은 18세에 고향을 떠나 군에 입대해 기초훈련을 마친 직후 경찰과 군대에 모두 합격하면서 먼저 경찰을 택해 넬슨에서 교통경찰로 4년간 근무했다. 

하지만 10대 때 암 진단을 받았고 넬슨에서 불가능한 치료를 하고자 크라이스트처치로 이사해 치료 후 회복됐으며 매시대학교에서 해양생물학을 공부했다. 

그는 카이코우라에서 동물에게 해를 끼치는 사건이 발생하자 두 친구와 함께 1992년에 해양 감시 단체인 ‘마린 워치(Marine Watch)를 설립한 뒤 자연보존부(DOC)를 도와 야생동물 구조에 나섰는데, 3명으로 시작한 단체가 지금은 500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 중이다. 

또한 1990년대부터 고래 구조 단체인 ‘프로젝트 조나(Project Jonah)’에서도 활약하면서 지금까지 1만 마리 이상의 고래 구조에 직접 참여하는 등 수많은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재활하도록 도왔다. 

이 단체의 소셜미디어에는, 그가 정말 큰 인물이었고 사람과 동물 모두의 복지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의 갑작스러운 별세를 슬퍼하는 수많은 댓글이 뒤를 이어 달리고 있다.  

또한 한때 고래 구조 작업으로 포트 레비(Port Levy)로 가야 했던 그는 ‘캔터베리 해안경비대(Coastguard Canterbury)’에 대원들을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으며, 이후 협조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러 갔다가 해안경비대에 합류해 지금까지 21년을 함께 활동했다. 

그동안 해안경비대에서 훈련 책임자와 선장, 통신 책임자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수년에 걸쳐 500명 이상의 인명 구조 작업과 함께 야생 동물 구조 작업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는 2011년 2월 지진 이후 민방위 당국의 요청으로 피난민 복지 센터에서 사고 관리자로 일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해사국(Maritime NZ)의 전 ‘해양 안전 검사관(maritime safety inspector)’이었던 그는 ‘시내버스 운전기사 훈련 교육자(bus driver instructor)’로 13년 동안이나 일하고 있어 한국 교민 기사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0년 전부터는 재향군인회에 합류해 2020년과 지난해 등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회장으로 선임됐는데, 함께 일하던 RSA 관계자는 그가 뛰어난 재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었고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사람을 돌보는 데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전념했고 특히 지진으로 파손된 전쟁기념탑을 보수하고 이전하는 작업에도 매달려 지진 이후 처음으로 2023년에 시민들이 기념탑 앞에서 안작 데이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  

한편, 훈장을 받던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지역사회 활동 참여는 2008년에 44세의 이른 나이로 유방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캐스(Cath) 덕분이라고 밝혔는데, 두 사람은 캐스가 사망하기 전날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방암을 앓던 아내에게 암환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던 그는 이후 2010년부터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서해안의 호키티카까지 50cc 이하의 소형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암협회(Cancer Society)의 모금 행사인 ‘트랜즈 알파인 스쿠터 사파리(Tranz Alpine Scooter Safari)’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행사는 매회 최대 250명이 참여하며 지금까지 캔터베리-웨스트 코스트 암 협회에 220만 달러를 모금해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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