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육과정 개편, 핵심 개념도 없이 진행…“AI 도입까지 검토”

뉴질랜드 교육과정 개편, 핵심 개념도 없이 진행…“AI 도입까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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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교육부가 진행 중인 학교 교육과정 개편 프로젝트에 심각한 문제가 존재하며, 일부 관리자들이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작업을 돕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내부 문서 유출을 통해 밝혀졌다.


RNZ가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교육과정 개편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지식 기반 교육과정(knowledge-rich curriculum)’의 명확한 정의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수학 및 영어 교육과정은 이미 공개됐으며, 중등 단계 초안도 거의 완성된 상태였다.



초중등 교장단과 교사노조는 교육부의 방향성과 정의 부족에 우려를 표하며, "지금은 사실상 하늘에서 비행기를 조립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레안 오테네(Leanne Otene) 초등학교 교장 연합회장은 "지식 기반 교육과정이란 각 단계에서 무엇을 가르칠지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런 설계 기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과목의 문서들은 “복붙”에 가깝다는 혹평도 나왔다.


교사단체와 교육현장에서는 "'학습의 과학’, ‘지식 중심’ 등 핵심 용어조차 명확한 정의 없이 정책이 추진되며, 현장 교사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키어런 게인스포드(Kieran Gainsford) 중등교사노조(PPTA) 부회장은 “정책 책임자조차 용어의 의미를 고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장 교사가 그 의미를 파악하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현재는 잘 정의되지 않은 지시사항에 맞추려다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RNZ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교육과정 개편 프로그램의 명칭인 ‘테 마따이아호(Te Mātaiaho)’를 지식 기반 교육 설계 원칙에 따라 개발 중이며, 외부 문헌 검토를 통해 정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RNZ가 재차 정의를 요청했음에도 구체적인 정의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서 덧붙인 설명에서 "지식 기반 교육과정이란 모든 교과와 학년에 대해 학생이 배우고 익혀야 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교육과정으로, 체계적이고 일관된 내용 구성을 통해 심화된 이해력과 전이 가능한 학습 능력을 키운다"고 최종 설명했다.


최근 유출된 문서는 과학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서 과도한 내용 구성, 학생의 흥미 부족, 대학 진학 저조 등이 문제로 지적되었고 이로 인해 전면 개편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고위 관리자는 내부 브리핑 자료에서, 싱가포르, 뉴사우스웨일스, 브리티시컬럼비아 등 다양한 해외 교육과정을 뉴질랜드 맥락에 맞게 AI를 활용해 빠르게 통합·요약하는 방식을 제안했으며, AI가 용어·용법의 일관성 유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AI는 교육과정 내용을 직접 작성하지 않으며, 국제 교육과정 정보 분석 및 배경 연구에 국한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교육과정 개편은 수십 년 만에 진행되는 가장 광범위한 교육 개혁 중 하나이며, 규모와 복잡성으로 인해 일정 조정과 우선순위 변경은 불가피하다. 현재는 고위험(Red) 단계이나, 이는 정책개발 과정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현재 개편 작업과 관련해 총 10개의 고위험, 25개의 중간 위험, 5개의 저위험 요소를 관리 중이며, 관련 리스크는 체계적 관리 시스템에 따라 지속적으로 점검·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작년 12월 작성된 또 다른 교육부 문서인 ‘교육과정 규제 체계 변경안’에는 미래적으로 학교 유형별로 상이한 교육과정 기준을 부여하는 구상까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기술 허브를 갖춘 학교 또는 마오리 중심 학교(kura kaupapa Māori)에 특화된 교수법이나 교육과정 진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안이다.


현장 교사와 교육단체, 그리고 교육부 자체 문서조차 현재 작업이 기준 없이 추진되고, 각 참여 그룹 역시 경험과 전문성 부족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이로 인해 '핵심 없는 개편'이라는 구조적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의식했는지, 해외 전문가의 기술 지원도 검토 중이며, 통일된 설계 틀과 정의, 실행 가능성 확보를 위한 외부 협력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처럼 혼선 가득한 교육과정 개편은 단순한 정책 추진이 아니라, 뉴질랜드 교육 전체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중대 시험대가 되고 있다.


Source: R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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