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MBTI 뭐야?’가 인사말이던 시대는 저물고, 요즘 Z세대는 “테토야? 에겐이야?”를 더 많이 묻는다.
‘테토’와 ‘에겐’은 각각 남성·여성 호르몬에서 유래한 신조어로, 자신과 상대의 성향을 보다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특히 연애·관계에서의 궁합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이제 Z세대의 자기소개와 대화, 심지어 연애시장까지 ‘테토·에겐 테스트’가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테토(테스토스테론)와 에겐(에스트로겐)의 앞글자를 딴 이 테스트는, 자신의 성격을 남성/여성 호르몬의 영향력으로 해석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감성적이고 섬세한 사람은 ‘에겐남’, 추진력 있고 직설적인 사람은 ‘테토녀’ 등으로 불린다.
SNS에는 “나는 에겐녀지만 테토녀 기질도 있어”, “에겐남과 테토녀 조합이 최고” 등 자신의 호르몬 성향을 밝히고, 이상형을 찾는 글이 넘쳐난다.
특히 연애 상대를 찾거나 친구를 사귈 때, MBTI 대신 테토·에겐 테스트 결과를 먼저 묻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Z세대는 “MBTI는 너무 뻔하고, 테토·에겐은 더 직관적이고 현실적”이라며, 자신의 성향을 더 세밀하게 구분하고 싶어 한다.
전문가들은 Z세대가 기존의 이분법적·정형화된 성격 분류(MBTI 등)보다, 자신의 복합적이고 유동적인 정체성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원한다고 분석한다.
테토·에겐 테스트는 성별, 외향·내향 등 기존 범주를 넘어 다양한 성향을 조합해 보여준다.
또한, 연애·관계에서의 궁합, 일상에서의 소통 방식 등 실생활에 밀접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Z세대가 ‘초개인화’와 ‘자기표현’에 집착하는 시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Z세대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큰 가치를 둔다.
제품도, 관계도, 심지어 자기 성향까지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대다.
일각에서는 테토·에겐 테스트 역시 성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또 다른 이분법적 분류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테토·에겐 역시 하나의 놀이이자 자기 이해의 도구로 가볍게 받아들이되, 다양성과 유연성을 잃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