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2025년 5월 금융안정성 보고서를 발표하며 “지난 6개월간 뉴질랜드 금융시스템의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대부분 국가에 대해 수입 관세를 도입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 뉴질랜드 역시 일부 수출 품목에서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며, 주요 교역국의 성장 둔화로 인한 간접적 영향이 금융안정성에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중앙은행은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높은 이자율, 실업률 상승, 주택시장 침체가 여전히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 소비심리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 강세와 최근의 금리 인하 덕분에 가계와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다.
RBNZ는 “금융기관들은 충분한 자본·유동성 버퍼를 갖추고 있어, 상황이 악화돼도 신용공급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은행들은 최근 경기 둔화와 신용위험 증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늘렸고, 비우량 대출 비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7월 1일부터는 주요 은행의 자본보전 버퍼가 3.5%로 상향돼, 시스템 리스크 대응력이 한층 강화된다. 또한, 예금자 보호제(Depositor Compensation Scheme)도 7월부터 시행돼, 예금자의 자금 안전망이 한층 두터워질 전망이다.
크리스천 호크스비 RBNZ 총재는 “금융안정성은 국민이 안전하게 저축하고, 대출하며, 금융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라며, “은행 자본규제 재검토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며, 국제 전문가와 협력해 최적의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무역 갈등과 국내 경기 부진이 겹치며 금융시스템 위험이 커졌지만, 뉴질랜드 은행권의 견고한 자본력과 새로운 예금자 보호제 도입 등으로 위기 대응력은 강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