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ZAC 데이를 맞이하여: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전쟁의 기억과 평화의 메시지

ANZAC 데이를 맞이하여: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전쟁의 기억과 평화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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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전역에서 매년 4월 25일, 많은 시민들이 새벽에 일어나 조용히 거리로 나선다. 손에는 붉은 양귀비꽃, 가슴에는 고요한 슬픔이 함께한다. 이날은 단지 ‘공휴일’이 아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희생과 헌신, 그리고 전쟁이 남긴 교훈을 되새기는 날, 바로 ANZAC Day다.


이 글은 뉴질랜드 교민 독자들을 위해, ANZAC 데이의 역사와 의미, 그 뿌리가 된 갈리폴리 전투의 전말, 그리고 오늘날 이 기념일이 어떻게 해석되고 있는지를 조명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 뿌리를 내린 이민자로서, 우리는 이 역사적 배경을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뉴질랜드의 과거가 아닌,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나라의 정체성을 이루는 기초이기 때문이다.



ANZAC은 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의 약자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 제국(현 터키)과의 전투, 즉 갈리폴리 전역(Gallipoli Campaign)에 참전한 호주와 뉴질랜드 연합군을 지칭한다.


1915년 4월 25일, ANZAC 병사들은 터키의 갈리폴리 반도에 상륙했지만, 이는 군사적 실패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이 전투는 오히려 두 나라에게 있어 국민 정체성과 독립성의 시작점이 되었다. 뉴질랜드가 단순한 영국 식민지의 일부가 아닌, 독립된 민족으로서의 자각을 일으킨 사건이기도 하다.


1주년을 맞이한 1916년 4월 25일, 뉴질랜드와 호주, 영국, 그리고 이집트에서는 처음으로 ANZAC Day를 기념했다. 처음에는 군인들의 용맹과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군사 중심의 행사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의미는 보다 넓고 포괄적으로 변했다.


오늘날 ANZAC Day는 갈리폴리 전투뿐만 아니라,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한국전, 베트남전, 아프가니스탄 등 모든 전쟁에 참전했던 뉴질랜드군과 희생자들을 기리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뉴질랜드는 영국의 한 식민지로서 자동으로 참전하게 된다. 뉴질랜드 정부는 영국 본토와의 '충성'을 이유로, 수천 명의 젊은이를 유럽으로 파병했다.


영국, 프랑스 연합군은 오스만 제국(당시 독일과 동맹)의 해협을 확보하고, 러시아와의 해상 보급로를 확보하기 위해 다다넬스 해협을 공격 목표로 삼았다. 그 전략의 핵심이 바로 갈리폴리 반도 상륙이었다.


1915년 4월 25일 새벽, ANZAC 병력은 갈리폴리 반도의 Anzac Cove에 상륙했다. 그러나 정보의 부재, 지형 분석 실패, 오스만군의 강한 방어로 인해 큰 피해를 입는다. 전투는 수개월 간 참호전을 중심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고, 열악한 보급과 의무 체계로 병사들의 고통은 극심해졌다.


결국 1915년 말, 연합군은 철수를 결정했다. 갈리폴리 전투는 연합군 4만 4천여 명 사망, 오스만군 8만 6천여 명 사망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남기며 끝났다. 뉴질랜드는 이 전투에서 약 2,779명의 병사를 잃었다.



비록 군사적으로는 실패였지만, 갈리폴리 전투는 뉴질랜드와 호주에 있어 민족적 자각의 시초가 되었다. 또한 터키에서도, 이 전투를 이끈 무스타파 케말(후의 아타튀르크)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터키공화국을 창립하게 된다. 오늘날까지도 ANZAC Day에는 터키와 뉴질랜드, 호주가 공동 기념 행사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전쟁이다.


가장 중심이 되는 행사로, 4월 25일 새벽에 열리는 추모식은 전국의 공공 장소에서 진행된다. 전통적인 의식으로는 묵념, 헌화, 국가 제창, 추모의 기도, 군악대 연주 등이 있다. 이 추모식은 병사들이 새벽에 전투에 나섰던 시간을 상징적으로 기념하는 것이다.


ANZAC Day의 상징인 양귀비꽃(Poppy)은 전장터였던 유럽 들판에서 핀 꽃에서 유래되었으며, 죽은 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Lest We Forget)”라는 문구는 이 날 가장 자주 들리는 말이다.


예전에는 주로 백인 남성 중심의 군인 추모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마오리, 태평양계, 여성, 이민자, 무슬림 병사들의 기여와 희생도 함께 조명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전쟁 영웅’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참상과 평화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기념일로 확장되고 있다.


ANZAC Day는 단순한 추모일이 아니라, 기억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사회적 제의다. 우리가 기억하지 않는다면, 같은 비극은 반복될 것이다. 전쟁의 영웅이 되기보다, 전쟁을 멈출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오늘날 ANZAC Day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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