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광장에 서있던 ‘시민전쟁기념탑(Citizens’ War Memorial)’ 안에서 건립 당시 넣은 옛날 쪽지가 발견돼 화제이다.
유리병(glass bottle) 속에 든 쪽지에는 85년 전 기념탑 조성 작업을 했던 석공들(stonemasons)의 명단이 적혀 있었는데, 유리병은 콘크리트 기초(concrete core)에 들어있었다.
시청 관계자는 기초를 해체하는 동안에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지면서 우연하게 유리병을 발견했다면서, 만약 콘크리트가 정확한 지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면 발견하지도 못했을 거라고 말했다.
유리병은 캔터베리 박물관에게 곧바로 넘겨졌으며 박물관에서는 유리 마개를 조심스럽게 뚫어 종이를 꺼내려 시도했는데, 병의 목 부분이 너무 좁은 데다가 수분이 조금 스며들었기 때문에 종이 강도가 심하게 약해진 상태였다.
박물관 측은 쪽지를 펼치기 전에 말린 종이가 마를 때까지 몇 주를 더 기다려야 했으며 마침내 쪽지를 펼쳤을 때 일부가 훼손되기는 했지만 당시 일했던 석공 5명의 손으로 쓴 이름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작성된 날짜가 1937년 2월이라는 것도 분명했는데 쉽게 발견되지 않을 수 있었던 쪽지는 비록 마모됐지만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켜주는 놀라운 고리였다고 시청 관계자는 전했다.
나아가 쪽지는 당시 석공들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리는 기념탑 건설을 매우 자랑스러워했으며 자신의 역할도 기억되기를 바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특별히 85년이 지난 지금 쪽지를 되찾고 그들의 숙련된 솜씨와 소중한 기념탑을 만드는 데 기여한 공로를 공개적으로 인정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현재 전쟁기념탑의 복원 및 이전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이번 발견이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현재 작업 중인 한 석공도 이번 발견은 우리가 보존하려는 기념탑의 역사와 전통을 상기시켜주며 이렇게 중요한 기념비를 짓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시민전쟁기념탑은 원래 대성당 옆에 있었지만 2011년 2월 지진 이후 수리와 함께 광장의 새로운 장소로 옮겨 복원하기 위해 해체되었다.
시청은 오는 11월 제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에 맞춰 기념탑을 공개할 예정인데 기념탑은 처음과 외양은 똑같지만 내부 구조는 더 새롭고 강력하게 만들어졌다.
한편 이번에 복원되는 기념탑 앞 광장에는 타임캡슐을 넣을 계획도 있는데 타임캡슐에는 이번에 발견된 쪽지의 사진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