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가오는 9월 11일 목요일 정오, 오클랜드 중앙 도서관(Whare Wānanga)에서는 조금 특별한 음악회가 열린다. 이름하여 “Carnival of the Animals” 피아노 리딩 룸 세션. Auckland Philharmonia가 주최하는 이 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열린 무대다. 점심시간에 맞춰 열리기 때문에, 도심 속에서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음악에 몸을 맡기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는 Haydn Staples Piano Scholarship을 받은 세 명의 젊은 피아니스트, 윌리엄 선(William Sun), 딜런 탕(Dylan Tang), 그리고 마들렌 샤오(Madeleine Xiao)다. 모두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실력 있는 연주자로, 이번 공연에서 자신들의 음악적 감각과 섬세한 터치를 마음껏 보여줄 예정이다.
연주곡은 프랑스 작곡가 생상(Camille Saint-Saëns)의 명곡 “동물의 사육제(Carnival of the Animals)”. 사자와 코끼리, 캥거루, 물고기, 백조까지—동물들이 하나하나 음악으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묘사가 특징이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곡은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즐겁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모두 웃음을 머금게 만드는 작품이기에, 듣는 이의 나이에 관계없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이 공연이 열리는 장소는 단순히 책만 빌리는 도서관이 아니다. ‘Whare Wānanga’라는 이름 그대로, 학습과 토론, 나눔의 공간으로서 오클랜드 시민들의 문화적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은 도심의 소란을 잠시 잊게 만들고, 일상에 작은 마법을 더해준다. 책과 음악이 공존하는 순간, 관객은 잠시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것이 무료라는 사실이다. 다만 좌석이 한정되어 있어 사전 등록이 필요하다. 공연 당일에 발길을 돌리지 않으려면 미리 예약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아마도 이 공연을 찾는 이들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점심시간에 특별한 휴식을 원하는 직장인일 수도 있으며, 혹은 단순히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이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가 이곳에서 예술이 가진 기쁨과 여유를 느끼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오는 9월 11일 정오, 오클랜드 도서관 Whare Wānanga에서 열리는 이 작은 음악회는, 마치 사자처럼 위엄 있고, 캥거루처럼 경쾌하며, 백조처럼 우아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일상의 소음을 벗어나 책장 사이를 흐르는 음악의 물결 속으로, 한 번쯤 발걸음을 옮겨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