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길인생, 작은 섬에서 큰 섬까지....- 유로자동차의 김운성 사장

외길인생, 작은 섬에서 큰 섬까지....- 유로자동차의 김운성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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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38도선 이북인 곳. 심청이 몸을 팔아 아버지의 눈을 뜨게 했다는 심청전의 전설이 있는 곳. 인당수가 있고 한 송이 연꽃이 되어 떠올랐다는 연봉이 있는 곳. 아직도 맑고 푸른 바다가 살아 있어 요즘엔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 있으니 그 곳은 바로 흰 날개란 별명을 갖기도 한 서해 최북단의 백령도.

그 시절엔 연락선을 타고 24시간 항해를 해야 인천에 갈 수 있었던 시절이고, 고작 자동차라야 미군들이 사용하던 소형 트럭과 케네디 지프 차 몇 대 정도인 시절인데 동네에 찾아온 미군 지프차의 휘발유 타는 냄새가 그렇게 고소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는 김운성씨. 그는 어린 시절 하나 밖에 없던 농업고등학교까지 백령도에서 졸업 한다. 이북에서 내려온 아버지는 농사일이 없으므로 생계를 위해서 어업에 종사했는데 그 당시 우리들이 알고 있는 연평도 조기(굴비)가 많이 잡히던 시절이었고, 최근에는 건강식품으로도 사랑 받는 까나리(액젓)를 많이 잡기도 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유능한 선장이고 부지런히 열심히 살았는데 아무리 부지런하고 그 날의 고기떼 사항을 잘 알아서 일찍 고기 잡으러 출항 하려 해도 군사적인 이유로 군인 부대의 통제를 받아야만 했고, 모든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출항할 수 밖에 없었는데, 아버지의 배는 늘 기계 고장으로 바다에서 고생을 하곤 했다. 그 때 기관장이셨던 장소팔이란 분은 별 기술이 없으니 그냥 망치만 사용해서 코를 두드렸다고 한다. 그 코는 나중에 알고 보니 엔진의 헤드에 흡입 공기를 넣어 주는 밸브였다고…… 가끔은 시동이 켜졌지만 늘 고생하고 기계수리를 위해 수리비만 많이 써 시원치가 않았다고 김씨는 회상한다.

1960~70년대, 그 시절엔 취직이란 게 섬유공장에 취직하는 것이고, 뭐 별다른 선택의 폭이 없었지만 아버지는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무슨 기술이든지 기술이 최고야 기술이 최고……”라고 말이다. 월남전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와 냉동기술, 보일러 기술, 자동차 정비기술학원, 그리고 여자들은 타자학원, 양재, 미용학원 그 정도였는데 김씨는 우연한 기회에 자동차 정비학원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 이유는 친한 친구 형 식구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는데 자동차 정비 1급 자격증을 받으면 취업이민으로 미국에 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자동차 정비학원에 가게 된 것. 그는 열심히 공부해서 남들보다 일찍 1급 정비사 자격증도 따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자동차 정비일은 군에서도 수송부대를 선택해서 근무를 하고, 제대 후 기아서비스 공장에 입사해서 엔진반장으로 근무하면서 요즘에 말로만 듣는 엔진보링을 한 달에 60~70대 정도씩 20여명의 직원들과 하는 정말 재미있는 시절을 보냈다고 그는 말한다. 또 “요즘에는 의사 선생님들도 성형외과나 피부과 의사가 돈도 많이 벌고 인기가 좋지만 옛날에는 내과 선생님이 최고였다고 하던데, 정비사도 요즘엔 페인트 칠이 돈 번다고 인기이지만 그 시절엔 엔진 반장이 왕초였는데……”라며 35년 전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중 수입자동차 시장이 개방되고 최고의 기술자를 모집한다는 각 수입사들의 광고를 본 후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수입 판매하는 효성물산에 공장장으로 스카우트되어 여러 차례 진통을 겪으며 영등포 당산동에 1급 전용 공장을 만들고, 정비사도 채용하며, 독일공장에 장기 연수로 익힌 기술을 직원들에게 교육시키는 등 새로운 기술과 씨름하며 지내다가 1994년 어느 날 신문광고를 보고 뉴질랜드 이민을 결심하게 되었다. 여름 휴가를 사용해 10일간의 뉴질랜드 답사를 한 뒤 곧바로 영주권 절차를 밟아 1995년 1월 뉴질랜드로 향하게 된다. 이민초기 남들도 그랬겠지만 매일 낚시를 두탕, 세탕 다니고 멋도 모르고 지내다가 정말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1995년 공장을 오픈 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그러다 보니 김씨는 정말로 거의 35년 이상을 자동차만 고치고 산 사람이 되어 있었다.

백령도에서 맨손으로 상경해 ‘뚝딱뚝딱’ 망치도구로 배운 자동차 정비 기술이 뉴질랜드 이민생활에도 주 직업이 되어 그는 15년 동안 열심히 달려왔다. 지난15년 동안 이민 1세대로서 영어와 문화의 어려움이 많았을 법도 한데 김씨는 여러 사람들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뉴질랜드 문화에 자연스레 동화되어 영어문제와 문화적응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한다. 또 그 당시 자동차정비 거래처의 꼬마들이 지금은 각종 현지 회사의 매니저가 되어 성장한 모습을 보면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이 새삼 신기하고 기특하기만 하다.

그는“자동차 정비는 매우 정교하고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 요. 자동차는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위험한 물건인데 요즘 일부 사람들은 자동차 정비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의사가 실수 하면 한 명이 잘못되지만 자동차 정비사가 실수를 하면 최고 4~5명이 다칠 수가 있기 때문에 자동차 정비는 오랜 동안의 노하우와 경력이 필요로 하며, 자동차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고장 원인에 대해 올바른 진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며 자동차 정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또한 자동차정비기술자로서 고객들에게 최소한의 바르고 공정한 모습을 보이고 고객과의 상담 후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기술적인 면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꼼꼼한 상담과 진행사항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고객들을 대상으로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득을 취할 생각은 없어요. 이민 초기 때부터 현재까지 그저 공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죠.”본인의 이득을 취하기 보다는 고객과 자동차를 먼저 생각하는 김씨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직업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선호하는 직업도 달라지고 있다. 김운성씨는 자동차정비기술을 배우기 원하는 후배들에게 전문기술과 지식을 가르쳐 주어 현지사회에 진출하는 발판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한다. 뉴질랜드 자동차 협회 AA의 자동차정비기술자와 같이 현지사회에 취직 되는 후배들이 많이 배출 되어야 한국 교민들이 뉴질랜드 이민사회에서 무시당하지 않고 떳떳하게 융화되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름다운 뉴질랜드의 자연환경에서 안락한 삶을 살수 있는 현재가 오기까지 우여곡절의 많은 일이 있었지만 스스로 극복하려는 의지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견뎌 낼 수 있었다며 지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강진 기자 reporter@koreatimes.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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