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웨스트 오클랜드 - 이 순미 자원 봉사자

호스피스 웨스트 오클랜드 - 이 순미 자원 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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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스피스(Hospice)는 hospes라는 우리나라 말로 ‘손님’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오늘날의 호스피스는 병원에서 치유가 불가능한 임종을 앞둔 환자들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도록 도움을 주고 있으며,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함께 돌보고 있는 봉사단체이다. 원래 호스피스는 중세기 성지순례자들이 하룻밤을 쉬어 가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으며, 십자군전쟁 때 부상을 당한 군인들이 호스피스에서 치료를 받고 임종하게 되면서 사람들의 안식처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뉴질랜드는 호스피스 봉사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들 가운데 하나로 그 시스템을 살펴보면 ‘역시 뉴질랜드는 복지국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봉사활동의 기회가 많은 뉴질랜드이지만 우리가족 먹고 살기에도 바쁜 이민 생활 속에서 자원봉사를 선뜻 실천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원 봉사자가 많아질수록 국가 예산이 절감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자원 봉사자들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며 교민 이 순미씨가 말문을 연다.

   뉴질랜드에 이주해 온 지도 벌써 4년째가 되었다는 이 순미 씨는 울산 지역의 중.고등학교에서 23년 동안 수학 교사로 교직에 몸담고 있다 좋은 직장을 그만 두고 2006년 가족이 모두 뉴질랜드로 이주하기를 결정했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교사로 지내던 이 순미 씨가 뉴질랜드 교육 시스템을 접했을 때는 교육자로써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같은 연령대 대비 수학 수준은 한국 학생들이 더욱 뛰어나고 학구열도 비교적 차이가 났지만 뉴질랜드의 교육 환경과 수준은 그녀의 가슴을 뛰게 했다. 내 자녀가 이 곳에서 공부한다면 스트레스도 덜 받고 훌륭한 교육 환경에서 잘 자랄 것이라는 그녀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한국에서는 직장을 다니며 매달 양로원, 고아원, 미혼모 서비스, 카톨릭 재단에 기부금을 냈지만 뉴질랜드에 오면서 기부금을 전하기가 어려워져 직접 자원봉사를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에 호스피스 웨스트 오클랜드(Hospice West Auckland)에 찾아가게 되었다는 이 씨. 한국에서도 틈틈이 고아원과 양로원을 찾아 따뜻한 손길을 전했지만 그 아쉬움이 남아 뉴질랜드에서도 작지만 개인 시간을 내어 일주일에 한 번씩 호스피스 가게(Hospice Shop)에서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옷, 생필품, 주방용품 등 다양한 중고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호스피스 가게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은 모두 호스피스 운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오클랜드 테아타투(Te Atatu)에 위치한 호스피스 웨스트 오클랜드 입구를 들어서자 에이미 웡(Amy Wong) 커뮤니케이션스 및 마케팅 어드바이저가 반갑게 맞이하며 호스피스 내부 구경시켜주고, 호스피스가 무엇을 하는 단체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웡 씨는 “뉴질랜드에는 각 지역별로 호스피스가 배치되어 있는데, 호스피스에서는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신체적으로 돌보고, 이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영양관리까지 모든 면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식사 준비부터 목욕까지 호스피스 교육을 받은 자원 봉사자들이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죠.”라며 “호스피스는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들과 가족들을 돌보는 곳인데 간혹 환자들은 이 곳을 죽으러 오는 장소로 오해해 호스피스 신청을 꺼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호스피스 훈련 과정을 이수 받은 봉사자들과 전문 의사, 간호사들이 환자들을 최선을 다해 돌보기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물건들을 판매하는 호스피스 가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하자 이 순미 씨는 “뉴질랜드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바쁜 삶 가운데서도 개인 시간을 투자해 가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훈훈한 모습들을 키위 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죠. 호스피스 봉사단체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봉사단체 중 하나로 호스피스 가게는 시민들이 가져다 주는 다양한 물건들을 깨끗하게 씻어서 보기 좋게 정리해 놓고 손님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중고 가게이지만 쓸만한 물건들도 많고, 무엇보다도 판매 수익금은 모두 호스피스 봉사단체 운영을 위해 사용되고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 것이죠.”라고 전한다.

   Waitemata District Health Board 에서 호스피스 웨스트 오클랜드를 펀딩을 하고 있으며, 호스피스 중고 가게에서 판 매된 수익금,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이벤트 및 도네이션 등을 통해 임종을 앞둔 환자들과 가족들이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의료 장비 렌트를 포함한 미술, 음악, 심리치료 교실 등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도록 안정적인 마음을 주고,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들의 곁에서 함께 아파하는 가족들의 스트레스도 완화시켜준다.

   이 순미씨는 호스피스 웨스트 오클랜드 뿐만 아니라 국제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에 가입해 매 달 기부금을 내고 있다. 그녀는 “미래의 우리 자손들이 살아갈 세계 환경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이 곳 뉴질랜드에서 그린피스 단체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 단체에서는 고래 보호, 자연 보호 운동과 핵실험 반대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죠. 개인적으로 동물을 무척 좋아하는데 희귀 동물 등 자연을 보호하는데 우리의 기부금이 사용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뿌듯합니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자원 봉사와 도네이션을 통해 가까운 이웃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환경보호에도 조그마한 보탬을 주고자 하는 그녀이다.

   마지막으로 이 순미씨는 호스피스 가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호스피스 교육을 받아 환자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고 환자와 가족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해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워낙 동물을 좋아하다 보니 오클랜드 동물원에서 볼런티어로 봉사를 신청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현재 뉴질랜드에는 도서관, 호스피스, 양로원 등 자원봉사가 상당히 활성화되어 국가의 예산 절감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많이 부족한 현실이므로 본인의 적당한 시간대에 맞춰서 일할 수 있고 또한, 키위 자원봉사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키위 사회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강진 기자 reporter@koreapost.co.nz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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