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 저는 '죄값'을 치르러 뉴질랜드로 온 것입니다

[327] 저는 '죄값'을 치르러 뉴질랜드로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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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군복무중)을 미국에 유학 보낼때는 아내가 동행했지만 딸은 뉴질랜드로 혼자 보냈습니다. 저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는 딸이 잘해낼 것으로 믿으며…" 만가지법이 하나로 귀결된 다 즉 모든 것이 필경에는 한군데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만법귀일(萬法歸一, 뉴질랜드 정착관련 실패담 및 성공담 수기공모전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됨)'의 저자인 김바오로씨(53세) 가족의 슬픈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국제결혼 실패의 아픔을 그린 '만법귀일'은 키위사위와 김씨 딸과의 잘못된 만남에서부터 최근에 내려진 양육권 문제를 포함한 법정판결까지 몇년간 이어진 말 못하는 속앓이로 많이 힘들었던 가족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 수기를 쓰겠다고 했을때는 딸과 아내가 '겨우 아물어진 상처를 왜 다시 끄집어내려고 하느냐'며 심한 반대를 했었는데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설득하자 어느날 딸이 조용히 오더니 '아빠! 한번 해보세요'라고 말하더군요."라며 한인수기공모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금도 단지 딸의 친구가 황가레이에 있었고, 학비도 적게 들며 깨끗하고 좋은 교육환경을 지닌 나라라는 이유만으로 딸의 뉴질랜드 유학을 찬성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뉴질랜드로 유학간 딸애한테서 불과 1년만에 청천벽력같은 결혼청첩장을 받고 뉴질랜드로 와서…, 그애의 초라한 집을 가보고 딸이 이런 집에서 플랫을 하고 이렇게 살았구나라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졌습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런 아픔은 시작에 불과했다. 정부수당에 의존하고 있던 사위는 김씨 가족의 재산에만 관심이 있었고 김씨에게 '언제 죽을거냐' '골프채, 시계등은 유산으로 남겨 달라'등의 농담을 하고 급기야는 돈을 빌려 주지 않는다면 이혼당하고, 아기도 뺏기고, 영주권도 뺏기고, 결국에는 가족 모두가 추방당할 것이라는 갖은 협박과 폭력을 행하게 된다. 또한 이혼후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사위는 계속해서 한인교회를 옮겨다니며 교민들에게 거짓말하는등 김씨가족에 대한 괴롭힘을 계속했다.                                      
  
김씨는 "어떤분이 '바오로님은 아주 좋으신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좋지 않은 소문이 많더군요'라고 말할때 억울함과 슬픔보다는 차라리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서 다 행스런 편이었습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그는 "평소 고혈압과 두통으로 고생하고 있던 저는 '오늘은 반드시 뉴질랜드를 떠나야지'라고 하루에도 수천번 수만번 생각했지만 딸과 손자가 있고, 마무리해야할 일들을 생각하니 차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라며 "다행히 조각(장승)을 하면서 땀 흘리며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아 다소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습니 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씨가 작업중인 장승은 오는 4월 준공예정인 황가레이 국립 중앙도서관 입구에 세워질 10개 조각기둥 가운데 하나로써 앞으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자랑하게 된다. "이곳에 와서 장승을 처음 만들어 보았는데 작업은 어렵지만 흥미롭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이 보면 마음이 설레이도록 장승의 중앙부분에 커다랗게 한글(당신은 나의 선 물이며, 나는 당신의 선물입니다)을 새겼습니다."고 말했다. 김씨는 무엇보다 누구나 장승을 보면 아름다움이 가득하고 친절한 한국을 동경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라면과 김밥을 좋아하지만 된장국에 밥말아 먹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손자 그리고 이제는 안정된 건축회사에서 설계디자이너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선 아직은 뉴질랜드에 머물러야 하는 김씨, 그는 스스로를 불효자라고 말한다.

"한국에 계신 어머님이 항상 걱정이 됩니다. 예전에 어머님이 '외국나간 자식들은 모두 돌아오지 않는다'며 저를 따라가겠다고 우시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수가 없습니다."며 "3개월후에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떠나왔는데 지금껏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어 마음이 무척 괴롭습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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