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니세프(UNICEF) 보고서가 “뉴질랜드 청소년 자살률이 고소득국 평균의 3배”라고 발표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실제와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니세프의 아동복지 보고서는 뉴질랜드가 36개국 중 정신적 웰빙 최하위, 15~19세 청소년 자살률 10만 명당 17.1명으로 최고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클랜드대학 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이 수치는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뉴질랜드에서는 자살로 인한 사망이 확정되려면 반드시 검시관의 판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공식 통계에는 확정(confirmed)과 의심(suspected) 두 가지 수치가 함께 제공된다.
유니세프 보고서는 확정 자살률만을 사용했으며, 뉴질랜드의 경우 2018~2020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했다. 이와 달리, 최근 의심 자살률은 2021/22년 12.3, 2023/24년 11.8로 오히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균값을 내는 방식 자체는 흔하지만, 최근 감소세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보고서의 결론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문제는, 유니세프 보고서가 청소년 정신건강 지표로 자살률 등 단 두 가지 지표만 사용했다는 점이다. 오클랜드대학 사라 헤트릭 교수는 “정신건강이 자살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며, 청소년의 삶과 환경에는 훨씬 더 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Youth2000 등 다른 조사에서는 청소년 웰빙을 결정짓는 다양한 지표(우울증, 학교생활, 가족관계 등) 중 일부는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이 ‘정신건강이 나쁘니 자살률도 높다’는 식의 단순한 메시지를 접하면, 오히려 절망감만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살은 복합적 원인이 작용하는 만큼, 다양한 사회적·환경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