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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기상 상황은 2023년 오클랜드 기념일 연휴 당시 기록적인 홍수를 떠올리게 했고, 일부 시민들은 경고가 “폭풍이 지난 뒤에야 도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오클랜드 긴급관리국(Auckland Emergency Management, AEM)은 토요일 오후 수 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경고 메시지를 발송한 것에 대해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AEM 국장 아담 맥스는 금요일 자정부터 기상청(MetService)과 협력해 대응을 시작했고, 이후 곧바로 천둥번개 감시 경보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MetService는 자정 직후 오클랜드 일부 지역에 노란색 'Thunderstorm Watch(천둥번개 감시)' 경보를 내렸다. 당시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가 쏟아져 도로가 물에 잠기고 있었다. 기상 예보관 알렉 홀든은 천둥번개의 발생은 예측이 어렵지만, 며칠 전부터 열대성 저기압 탐(Tam) 관련 경고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시민 수백 명 구조 요청, 침수와 낙뢰 피해 속출
소방청(FENZ)에 따르면 금요일 밤 11시 30분부터 토요일 새벽 4시까지 오클랜드 전역에서 폭풍 관련 구조 요청이 223건 접수됐으며, 그중 2건은 차량이 침수되어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는 상황이었다.
샌드링엄(Sandringham)과 마운트 로스킬(Mt Roskill) 지역은 특히 폭우가 집중되어, 금요일 밤과 토요일 새벽 사이에 10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 도로는 통제되고, 오클랜드 공항에서는 항공편 취소와 지연이 속출했다.
낙뢰로 인해 가정집에 불이 나는 사례가 1건 있었으며, 소방대원들은 도로에 고립된 차량들을 끌어내느라 분주했다. MetService는 이날 오클랜드에서만 750회 이상의 낙뢰가 감지되었다고 밝혔다. 일부 도로는 통행이 불가능하거나 폐쇄되었고, 오클랜드 공항의 상황판은 주황색으로 표시되고 항공편 취소 또는 지연 건수가 줄지어 표시되었다.
“경보가 왔을 땐 이미 지나갔다”, 시민들 더 빠른 경고 요구
폭풍이 한창이던 금요일 밤 자정 이후부터 SNS와 지역 커뮤니티에는 “이미 한 시간 전부터 비가 쏟아졌는데 경보는 이제야?”, “경보가 너무 늦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와이마우쿠(Waimauku)의 주민 브라이아 월리스는 밤 10시쯤 천둥이 집을 흔들 정도였다며 기묘한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천둥소리에 가족들과 공포를 느꼈다고 전했다.
오클랜드 시의원 셰인 헨더슨은 경고는 자정쯤에나 나왔지만, 그 전부터 한 시간 이상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며 경고가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폭풍에 대한 사전 경고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시민들이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원 리처드 힐스는 지난해 사이클론 가브리엘 때의 트라우마가 떠올랐다며 금요일 밤에 쏟아진 비는 일부 지역에서 2022년 기록을 넘겼고, 2023년 홍수 당시 시간당 최고 강수량도 추월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부와 노스쇼어 등 적색 지역에서는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고, 주택과 거리 일부가 또다시 침수되었다며 이웃과 홀로 사는 노인 등을 꼭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 분 차이로 경고 두 번, “기회가 짧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AEM은 토요일 오후 2시 경, 시민들에게 긴급 문자(Emergency Mobile Alert)를 통해 “곧 천둥번개가 예상된다”며 경고를 보냈고, 곧이어 그 경고가 오후 3시까지 연장되었다는 두 번째 알림도 전송했다.
오클랜드 긴급관리국(Auckland Emergency Management, AEM)의 맥스 국장은 예보가 갑자기 바뀌었고, 몇 분 전부터야 위험을 인지했지만 시민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즉시 경고를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이런 기상 상황이 매우 빠르게 전개되기 때문에 경고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기상 당국, 소방청과 계속 협력하며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기상청, “예보 기준에 따라 대응...매번 배우고 개선 중”
MetService는 경고의 기준에 대해 “노란색 감시(Watch)는 발생 가능성이 있으나 불확실한 경우에 사용된다”며 “자정에 발령된 감시는 당시 관측된 조건을 반영한 것이며, 계속해서 지역 기관과 실시간 정보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또한 심각한 날씨 상황이 발생한 후에는 항상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하며, 각 상황마다 학습하는 것이 기상청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번 폭풍은 1시간 만에 한 달치 비를 뿌리며 예고 없이 오클랜드를 강타했다. 당국의 대응은 빠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기상청과 긴급관리국은 "급변하는 기상 현상에 따라 실시간 대응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