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 교외 지역에서 야생 돼지가 숫자가 크게 늘어나 농부와 주민들이 골치를 썩이고 있다.
20년 가까이 브루클린(Brooklyn) 지역 워터하우스(Waterhouse) 드라이브의 풍력발전소 뒤 언덕에 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그동안 집 마당에서 야생 돼지를 보는 게 그리 낯선 일은 아니었지만 최근 들어 그 숫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는 한밤중에 나무 몇 그루가 흔들린 뒤 지금까지 봤던 돼지 중 가장 큰 검은 돼지가 나타났으며 이후 거의 매일 집을 찾아왔고 정원 나무를 손상시켰다고 말했다.
이웃의 다른 주민들도 야생 돼지가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는데 특히 코비드-19 사태가 시작되던 초기에 7주 동안 돼지 사냥이 중단된 것이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 돼지들이 각 가정의 정원을 파헤치거나 또는 농장의 작물을 망가트리는 정도를 넘어서 염소 농장에서는 새끼 염소가 잡아 먹히는 피해까지 나고 있다.
큰 수컷 돼지는 결국 시청에서 동원한 사냥꾼 총에 맞았는데, 주민은 하루 뒤에 한 남자가 찾아와 누군가의 21번째 생일 파티에 꼬치구이로 기부하겠다고 하면서 죽은 돼지를 가져갔다고 전했다.
한편 웰링턴 시청 담당자도 브루클린과 카로리(Karori) 및 남부 해안 지역에서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현재 야생 돼지와 염소, 사슴을 추적하는 전문 사냥꾼이 있다고 언론에 확인해줬다.
또한 사냥꾼이 모든 지역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면 유해 동물들을 쉽게 제거할 수 있겠지만 지형도 문제이고 또한 많은 지역이 사유지라 사냥꾼이나 사냥개가 함부로 출입할 수 없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담당자는 덧붙였다.
한편 이 보도가 나가자 와이카토 지역의 한 농민 단체 관계자는, 전국에서 야생 돼지들이 갖 태어난 양이나 염소를 잡아먹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새끼를 키우는 암컷 돼지들이 더 심한 피해를 주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가뭄이 들면 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내륙으로 이동하는 데다가 최근 들어서는 총기 관리가 강화되면서 바쁜 농민들이 총기나 탄약을 구하는 데도 어려운 점도 돼지 숫자가 늘어난 이유로 지적된다.
뉴질랜드 돼지사냥협회 관계자는, 코비드-19 록다운이 한 요인이지만 록다운 이전에도 같은 문제가 있었다면서, 지능이 높고 후각이 아주 발달한 야생 돼지로 인한 피해는 전국적인 문젯거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