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사라지고 치과가 문을 닫는 등 작은 도시들의 공공 서비스 기능이 축소되면서 삶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
이달 초에 북섬 혹스베이의 와이로아(Wairoa)에서는 웨스트팩 은행 지점이 문을 닫았는데 이는 와이로아에서 지난 3년 동안에 없어진 3번째 은행 지점으로 이제 작은 키위 뱅크 지점만 남았다.
한 곳이었던 치과 역시 1년 전 주인이 바뀐 뒤에는 한 주에 한번 문을 여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주민들이 치과 진료를 받으려면 94km 떨어진 기스번이나 117km나 떨어진 네이피어까지 가야만 한다.
이 바람에 동네 병원에는 치주염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로부터 문의 전화도 많아지고 실제로 항생제나 진통제를 처방받고자 찾아오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많은 이들이 마오리들로 알려졌으며 나이도 1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이와 더불어 혹스베이 병원의 치과의사들도 학생과 청소년들을 포함한 해당 지역의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와이로아까지 방문 진료를 더 자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곳 병원 의사는 치과 매각이 이곳 전체 주민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전에는 비용 때문에 치과 진료를 받기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아예 선택권조차 없다고 말했다.
와이로아의 크렉 리틀(Craig Little) 시장은, 중앙정부가 이와 같은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 서비스 기능들이 이처럼 계속 줄어들면 10년 뒤면 시골에 사는 것이 정말 슬픈 일이 될 것이라면서 한마디로 두렵다고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는 농촌 마을의 실정을 전했다.
그는 치과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새로운 치과 주인과 이야기해 볼 기회조차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그는 자신이 그 직업에 맞는 사람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얼마 전에는 ATM에서 꽤많은 현금을 찾는 이들을 봤다면서 eftpos 카드 사용 방법을 잘 모르는 이들은 아마도 침대 밑이나 또 다른 어떤 장소를 은행으로 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 대출이라도 받으려면 은행 지점에 가야하므로 하루가 다시 낭비되며, 카드가 작동을 멈추거나 교체해야 하는 등 카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와이로아에서는 사흘에 버스 한 대가 운행하는 등 특별히 대중교통이라고 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
한편 이에 대해 올해 지점 문을 닫은 BNZ 관계자는, 지난 6 개월간 375명 미만이 지점을 한 번 이상 찾았고 지점 계좌 보유 고객의 3/4가량이 디지털을 이용하고 있으며, 또한 스마트 ATM을 사용하는 고객도 크게 증가했다면서 지점 폐쇄 결정이 결코 가볍게 결정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웨스트팩 측 역시 송금과 청구서 지불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새 스마트 ATM이 기존 ATM을 대체하게 됐다면서, 와이로아의 지점 업무는 지난 1 년간 41%나 줄어들었으며 또한 지난 4년간 전국적으로도 65%나 줄었다고 지점 폐쇄 배경을 설명했다.
혹스베이 지방의 가장 북단에 위치한 와이로아는 2018년 센서스에서 도시 인구가 4500여명으로 조사됐고 인근의 농촌까지 합치면 1만여명 정도 되는 지역인데 특히 마오리 인구 비율이 60% 이상으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