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4일(일) 한밤중에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경찰을 피해 도주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10대 3명의 신원이 공개됐다.
사망한 청소년 3명은 글렌 매칼리스터(Glen Mcallister,16)와 크렉 매칼리스터(Craig Mcallister, 13) 형제, 그리고 브루클린 테일러(Brooklyn Taylor, 13)이며 이 중 글렌이 차를 운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당일 밤 위그램(Wigram) 지역의 한 주택에서 마쯔다 패밀리아(Mazda Familia) 승용차를 훔친 뒤 시내 일대를 내달리다 당일 밤 11시 13분경에 무어하우스(Moorhouse) 애비뉴에서 경찰의 정지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빠른 속도로 달아나자 경찰은 위험하다고 판단해 1분여만에 일단 추적을 중지했다.
이후 블레넘(Blenheim) 로드에서 다시 달아나던 차량이 발견되자 경찰은 도로에 로드 스파이크를 설치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지나갔던 차가 도로 옆 나무에 부딪히는 동시에 화염에 휩싸였다.
당시 스파이크를 설치했던 경찰관 2명이 즉시 달려갔지만 이미 불길이 거세 구조에 실패했고, 탑승한 청소년 3명이 모두 사망한 가운데 경찰관들 역시 연기에 질식돼 치료를 받았다.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이들 3명은 최근 몇 달 동안에 걸쳐 크라이스트처치 일대에서 여러 대의 차량을 훔친 혐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례비 등을 마련하고자 죽은 형제 엄마의 한 친구가 기부금 모금 사이트인 Givealittle를 통해 모금을 시작했는데 16일(수) 오후 현재 2400여 달러가 모였다.
이들 형제의 엄마는 상상할 수도 없는 큰 충격을 받은 상황인데, 편모 가정의 자녀로 알려진 이들 형제들에게는 여자 형제가 한 명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지역 사회에도 큰 충격파를 던졌는데, 현장에는 사고 이튿날부터 다수의 추모객들이 찾아와 추모 화환과 사고 장소임을 알려주는 하트 모양의 풍선 등을 놓았으며 묘비를 상징하는 듯한 벽돌들도 함께 놓여있었다.
또한 당시 차량이 충돌했던 가로수의 나무 껍질을 벗겨낸 부위와 인접한 도로 시설물 벽면에도 여러 건의 추모 글귀들이 적혀 있었다.
한편 경찰은 당시 사고 시간대인 밤 11시를 전후해 무어하우스 애비뉴와 블레넘 로드 인근에서 흰색의 마쯔다 패밀리아 승용차가 달리는 것을 목격했던 이들은 경찰과 접촉(03 363 7400)해주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