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 부담 가능성 순위에서 오클랜드가 세계 최하위권에서 벗어나며 16위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주택 구매가 어려운 도시 중 하나로 꼽혔던 오클랜드는 홍콩, 시드니, 샌호세 등 여전히 더 높은 부담률을 보이는 도시들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다.
인구 대비 집값 비율을 보면, 오클랜드는 가계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7.7배로 조사됐다. 홍콩은 14.4배에 달해 두 배 가까운 격차가 있다.
오클랜드 대학의 경제학 부교수 라이언 그리너웨이-맥그레비(Ryan Greenaway-McGrevy)는 오클랜드 주택 부담이 개선된 주된 이유로 주택 공급의 대폭 증가를 꼽았다. “2016년 시행된 유니터리 플랜(Unitary Plan) 이후 엄청난 건설 붐이 일어났다”며 “지난 8년간 약 12만7천여 채의 신규 주택 허가가 발급되었고, 이는 2016년 당시 약 50만 세대였던 오클랜드 전체 주택 수 대비 상당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실제 완공된 주택 수는 이보다 다소 적을 수 있으나, 건설 활동은 크게 늘었다.
임대료가 실질적으로 하락한 점도 공급 증가 효과를 보여준다. 특히 오클랜드와 다른 지역 간 임대료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신규 주택 중 타운하우스와 아파트의 비중도 높아져, 작은 규모와 적은 토지 사용으로 인한 가격 조정 효과도 있었다.
수요 측면에서는 경기 둔화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주택 구매 의지가 약화된 점이 가격 압박 완화에 도움을 주었다. 정부 정책 역시 공급 반응성을 높여 앞으로 오클랜드 주택시장의 부담 완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수요에 비해 주택 공급이 거의 반응하지 않아 심각한 불균형이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그리너웨이-맥그레비는 강조했다.
경제 예측 기관 인포메트릭스의 수석 예측가 가레스 키어넌(Gareth Kiernan)도 유니터리 플랜 덕분에 공급이 늘고 도시 집중 현상이 쉬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전보다 더 작고 저렴한 주택이 많아졌으며, 향후 순 이민자 수가 거의 0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공급 부족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키어넌 역시 2016년 이전보다 개선되긴 했어도 여전히 오클랜드 주택의 가격 대비 소득 비율은 높아 ‘저렴한 가격’이 현실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코어로직(Corelogic)의 수석 경제학자 켈빈 데이비드슨(Kelvin Davidson)은 데모그래피아(Demographia) 보고서가 금리 영향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금리가 높으면 집값이 낮아질 수 있지만 소유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오클랜드 주택시장이 수급 면에서 균형 상태를 이루려는 움직임이 보이며, 이전처럼 ‘주택 부족’이라는 말은 거의 듣지 않는다”며 변화된 시장 상황을 평가했다.
정부의 신규 개발 정책과 도시 계획 개혁이 과거보다 심한 주택난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주택 자체가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재 꽤 많은 신규 구매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음을 숫자가 증명한다”며 “저축이 어느 정도 되어 있고 은행 대출이 가능하면 적절한 가격대의 주택을 구할 수 있는 균형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그리너웨이-맥그레비는 전통적인 ‘소득 대비 집값 3배 이하’를 저렴한 주택 기준으로 삼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5~6배 정도의 주택 가격 비율이라도 달성할 수 있다면 상당히 성공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슨도 기존 기준은 옛날 이야기라며 “현실에 맞춰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동의했다.
오클랜드의 주택 부담 개선은 꾸준한 공급 확대와 정책 개선, 경제 상황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앞으로도 공급 확대 기조가 유지된다면 부담 완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