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지난 1년간 5만 명 이상이 ‘재정적 어려움(hardship)’을 이유로 키위세이버(KiwiSaver) 계좌에서 예치금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 같은 항목으로 인출한 1만8,000여 명과 비교해 두 배 넘게 급증한 수치다. 총 인출 금액은 무려 5억 달러(약 4,000억 원)에 달한다.
심플리시티(Simplicity) 키위세이버 운영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샤무빌 이악브(Shamubeel Eaqub)는 이 같은 추세가 2023년부터 가속화되었으며 경기침체와 생활비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체 회원 중 재정 인출을 신청한 비율은 1.6%, 전체 적립금 대비 인출액은 0.3%로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고통이 집중되고 있는 일부 계층에는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Sorted의 재무 전문가 톰 하트만(Tom Hartmann)에 따르면, 평균 인출 금액은 8,800달러였고, 이는 향후 연금 자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30대 직장인이 연소득 75,000달러일 경우, 이 같은 인출은 퇴직 시점에서 실제 수령 가능한 자산을 약 4만 달러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하트만은 현재까지 키위세이버 저축 중단(suspension)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어, 이 같은 인출이 임시적인 자금 긴급완충용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저축 중단 신청자 수: 89,000명(1년 전) → 85,000명(2025년 현재)
그는 “인출은 항상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그 전에 무료 재정 상담 서비스인 MoneyTalks와 같은 기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악브는 “진정한 위기는 키위세이버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소득층일수록 급여에서 빠져나가는 가입금 부담을 이유로 가입을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가입하지 않으면 고용주 기여금이나 정부 보조금도 함께 놓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Koura KiwiSaver 설립자 루퍼트 칼리온(Rupert Carlyon)은 “연 소득 60,000달러 정도의 사람이 3%만 기여해도 연간 약 3,500달러가 쌓인다”고 말하며, 장기적으로는 큰 자산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