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입국한 탈출민 가족들이 ‘난민 가족 지원 범주(Refugee Family Support Category, RFSC)’ 비자 대기열에서 수년째 기다리며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신속한 재결합은 그들에게 절실한 문제지만, 현행 제도는 극심한 병목 현상을 빚으며 광범위한 피해를 낳고 있다.
미얀마 출신 이민자 다우 타 탐(Dawt Tha Thang) 가족은 2010년 뉴질랜드에 입국했으나, 큰딸은 미얀마에 남아있다. 군부 쿠데타와 내전, 최근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그곳에서 딸과 그 가족은 처참한 생존 위협을 받고 있으며, 탈출을 시도했으나 난민 등록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RFSC는 난민 신분자들이 뉴질랜드에 있는 가족과 상봉하기 위한 비자 신청 제도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신규 접수가 중단돼, 지금 대기자는 무려 4,190명에 달한다. 매년 제한된 수의 신청자를 처리하다 보니, 대기열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
두 개 계층으로 나뉜 난민 가족지원 제도
RFSC는 두 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Tier One): 뉴질랜드에 보호자가 없는 난민 대상으로 상시 접수 중이며 우선 처리된다.
·2단계(Tier Two): 이미 성인이 된 다른 가족이 있는 난민이 추가 가족을 부르기 위한 신청으로 2012년과 2017년에 단 두 차례만 제한적으로 열렸다.
1단계 신청이 우선 처리되면서 사실상 2단계 신청자는 수년째 대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오클랜드대 사회복지학 교수이자 뉴질랜드 적십자와 공동 보고서 저자인 제이 말로우(Jay Marlowe)는 “RFSC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현행 제도는 중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족 상봉은 정서적 안정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정부가 비용 측면만 보기보다 넓은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입법부에서는 이 문제 해결에 관해 질문이 제기됐다. 무슬림계 노동당 의원 필 트와이포드(Phil Twyford)가 이민 담당 부장관과 난민·이민 서비스 총괄을 상대로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현재 대기자 해소에는 “8년에서 10년이 걸릴 것”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뉴질랜드는 1년에 1,500명의 난민을 받는 정원이 있으나, 가족 지원 비자 대기와 함께 실제 필요는 훨씬 크다. 대기자는 보고된 인원보다 많아, 이 제도의 현실적 개혁과 확대가 시급하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