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경제가 장기 침체를 겪으며 구직자들에게는 힘든 시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기술 인력난(skill shortages) 문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팬데믹 기간 국경이 닫히고 경제가 호황일 때 절정에 달했던 인력난은, 건설·관광·호스피탈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기업 파산이 급증하고 실업률이 5.1%에 달할 정도로 경기가 냉각됐지만, 역설적으로 일자리를 못 구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와중에도 일부 업종에서는 필수 기술과 경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올 초 헤이즈 리크루트(Hays Recruitment)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와 호주 고용관리자 85%가 “팀 또는 조직의 역량 저하를 초래하는 기술 격차(skill gap)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다수의 해고와 구직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일부 분야는 여전히 사람이 부족하다.
건설업에서는 건설 경기 침체로 일자리가 대거 줄고 있음에도, 특정 경험 인력 채용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른다.
의료계는 대표적인 예시다. 의사 부족은 상시적인 문제이며, 간호사, 심리학자 등 수요 역시 크다.
뉴질랜드 기업혁신고용부(MBIE) 내 직업통찰 매니저 스콧 어셔는 “공식적으로 기술 부족을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구인광고(Job Ads) 증감 및 장기 증가 추세가 그 유력한 시그널이 된다”고 말한다.
실제 MBIE의 최신 구인광고 현황 분석에서는,
·헬스케어 분야 광고가 가장 적게 감소해 여전히 높은 수요를 반영
·인구 증가와 고령화로 의료분야 인력이 꾸준히 필요·
·1차 산업(농업) 및 교육·훈련 분야 광고 역시 1년 전 대비 증가세로 나타남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래드 올센도 “전체 구인광고가 감소하는 흐름 속에서, 특정 분야만 광고 하락폭이 작거나 오히려 증가했다면, 그곳은 인력난이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현장 전문가가 짚는 ‘핫스팟’ 인력난
헬스·의료:
·대도시 기준, 마취과·전문의·심리학자 등 고난이도 직군 구인난 심각
·숙련간호사 부족도 거의 전국적인 현상
법률:
·상업·부동산 전문 변호사 꾸준한 수요, 전국적으로 인력난
엔지니어링:
·특히 남섬에서 심각, 필수 공학기술자 부족
IT·기술·디지털: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버보안 전문가, 네트워크 엔지니어 인기
·오클랜드(상업·금융센터), 웰링턴(정부) 수요 집중
회계·재무:
·현지 경험 많은 시니어 인력 수급난
전문 헤드헌팅사 로버트 월터스(Robert Walters) 오클랜드팀장 리스 콜린스는 “지원자 수는 많은데, 실제 기업이 원하는 ‘현장 실력과 경험’ 보유 인재는 부족하다. 신입은 넘치지만, 4~5년차 실무자는 호주 등 해외로 빠져나가 업계 허리가 비고 있다”고 진단한다.
고용주들은 미숙한 인재에 과감히 책임을 맡기거나, 숙련 인력을 어렵게 영입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스킬 미스매치가 극심하다. 기업이 원하는 것과 실제 구인 시장에 나와 있는 제공 능력이 자주 불일치한다”는 분석이다.
헤이즈 리크루트의 NZ 대표 데이비드 트롤럽 역시 “85%의 혁신기업에서 스킬갭을 겪고 있다”며,
“디지털·IT 부문의 수요, 회계·재무·엔지니어·의료 등에서의 인력난은 당분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단기 전망과 시사점
·경기침체로 채용시장은 얼어붙었으나, 핵심 기술 직군은 이미 ‘인재 쟁탈전’이 시작됨
·경기회복 국면 진입 시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
·현장 경험, IT 및 디지털 기술, 지역사회 필요와 연동된 전문성 인재에게는 여전히 ‘기회의 창’이 열려 있음
구직자에게는 시장의 수요 지점을 정확히 탐색하고, 기업에는 인재 확보와 재교육 투자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본 기사는 The Post, MBIE, Infometrics, Seek, Robert Walters, Hays Recruitment 등 2025년 7월 공개 자료와 현직 전문가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