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섬 서해안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한 키위 한 종류가 수십 년 만에 다시 발견됐다.
최근 ‘작은 반점 키위(little spotted kiwi)’를 우연히 발견한 사람은 자연보존부(DOC)와 계약한 야생 염소(tahr) 사냥꾼인 루크 힐(Luke Hill).
그는 사우스 웨스트랜드의 외딴 숲에서 이 키위를 만났는데, 밤 11시나 12시쯤 험준한 수풀을 헤치고 언덕을 내려오던 중에 색다른 키위를 보고 정말 반가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키위가 평소 접했던 ‘갈색 키위(brown kiwi)’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고 즉시 사진을 찍어 DOC에 보냈다.
이후 DOC 직원들은 탐색견인 브루(Brew)와 함께 4일간 밤낮으로 일대를 뒤진 끝에 키위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DOC 관계자는 키위를 찾던 과정이 초현실적이었다면서, 처음에 키위 울음을 들었을 때 2마리가 내는 소리가 아주 뚜렷해서 수컷과 암컷을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덤불숲에서 익힌 기술을 모두 활용해 더 좋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바위 위로 올라간 후 키위 옆으로 뛰어내려 달아나기 전에 잡을 수 있었다고 포획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번 포획 과정은 전체가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영상에서는 DOC 직원들이 잡은 키위를 가방에서 꺼내면서 환호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관계자는 진짜 흥미로운 건 이들이 약 50년간 보이지 않아 남섬에서는 멸종으로 간주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는데, 멸종 위기에 처한 이 키위는 현재 2,000마리 정도가 해안의 섬에 살고 있다.
지역 마오리 부족 관계자는 이번 발견이 부족이 잃어버린 보물(타옹가)로 여겼던 것과 다시 연결될 기회라고 반겼다.
그는 ‘키위 푸쿠푸쿠(kiwi pukupuku)’가 우리 지역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정말로 놀랍다면서, DOC와 협력해 이 키위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게 돼 기쁘고 또한 기대도 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키위에게는 덤불숲으로 되돌려보내기 전에 발신기가 부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