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최대 관문인 오클랜드 국제공항에서 마약 밀수 시도가 사상 최대 규모로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범죄조직들이 아예 마약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들여오는 사례가 늘고 있어 세관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뉴질랜드 전국 세관이 압수한 메스암페타민, 코카인, MDMA 등 마약류는 1,600kg에 달한다. 이 중 오클랜드공항이 담당한 압수량만 542kg(일부 집계 기준)으로, 매월 대규모 적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의 대표적 사례로, 5월 말 하루 동안 두 건의 단속에서 50kg, 17.8kg 메스암페타민 및 1.1kg 코카인 등 합산 67.8kg(시가 약 2,600만 달러 상당)의 마약이 적발된 바 있다.
오클랜드공항 세관 관리자 폴 윌리엄스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범죄조직이 마약을 숨기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택배나 여행가방을 열면 마약이 그대로 담겨 있는 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범행 수법의 변화는 밀수범들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일명 ‘손실 감수’ 즉, 일부를 압수당하는 것을 사업의 불가피한 손실로 여기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2000년대 초 윌리엄스가 입사할 당시에는 마약 밀수 시도가 드물었고, 적발돼도 치밀하게 은폐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메일, 택배, 항공화물, 승객 수하물 등에서 매일같이 마약이 발견되고 있으며, 한 항공편에서만 101kg의 코카인이 압수되기도 했다.
오클랜드 세관은 다양한 항로와 출발지에서 도착하는 화물을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탐지견, 국제 정보 협력을 통해 감시한다.
남미, 아시아 등이 주요 공급지이지만, 최근엔 범죄조직이 출발지를 위장하기 위해 다수 경로를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국제 조직범죄 네트워크가 불법 마약 수요를 급격히 늘리고 있으며, 공급과 수요 통제를 위한 ‘국가 간 협력’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윌리엄스 관리자는 “마약이 국내에 들어오기 전 국외에서 차단하는 것이 사회적·재정적 가장 큰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법원 절차와 폐기 비용 등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마약이 유입되면 국민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막심하다"고 말했다.
또 주요 물류업체(DHL, FedEx 등)와의 협업, 공급망 교육, 그리고 ‘승인경제운영자(Authorised Economic Operator) 프로그램’ 등으로 보안 취약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관청 측은 시민들에게 의심스러운 활동을 본 경우 0800 WE PROTECT(0800 937 768) 또는 익명 제보처 Crimestoppers(0800 555 111)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압수량 증가와 더불어 수법의 대담화, 유통망의 다각화 등으로 인해 오클랜드공항에서의 마약과의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경제적 피해를 막으려면 정부 기관과 기업, 시민 모두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