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섬 서해안 지역에서 다친 올빼미가 잇따라 발견돼 자연보존부(DOC)가 지역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DOC는 ‘모레포크(morepork)’ 또는 마오리어로 ‘루루(ruru)’라고 불리는 이들 다친 올빼미들이 차에 치였거나 또는 가정용 쥐약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다친 상태로 구조된 올빼미가 5마리나 됐는데, 이 중 한 마리는 5월 중순에 그레이마우스의 도로변에서 날지 못하는 채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DOC 관계자는, 다친 올빼미는 토종 조류의 재활을 담당하는 전문가에게 보내져 초기 치료 후 Air NZ 협조로 크라이스트처치의 남섬 야생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수의사의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우샤(Usha)’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올빼미는 엑스레이 촬영 결과 날개를 지탱하는 가슴 부위의 뼈(coracoid)가 부러졌는데 수의사는 차에 치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샤는 순조롭게 회복했으며 이후 비행 재활훈련을 거쳐 다시 그레이마우스로 돌아와 자연으로 방사됐다.
우샤를 포함해 최근 보살핌을 받았던 올빼미 5마리는 대부분 차와 충돌해 골절상을 당했거나 일부는 쥐약을 먹은 설치류를 잡아먹은 뒤 2차 중독을 겪은 것으로 추정됐다.
담당자는 DOC가 모든 새를 돌볼 수는 없으며 전국 각지에서 시간을 들여 활동하는 개인과 단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협조해 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올빼미가 주택가에서 자주 목격된다면서, 아마도 날씨가 춥고 들쥐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먹이를 찾아 도심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데, 가로등 주변 나방이나 집과 거름통 주변의 들쥐가 이들의 주요 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빼미들은 건물 벽에 부딪히거나 차에 치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새는 땅보다 나무 구멍에 둥지를 트는 것을 선호하는 만큼 오래된 나무를 보존하면 도움이 되며, 둥지를 만들 수 있는 ‘상자(nest box)’를 나무에 매다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모레포크는 뉴질랜드를 포함한 오세아니아에 서식하는 소형 올빼미로 야행성이며 곤충과 작은 설치류를 잡아먹는데, 조용하고 은밀한 습성 덕분에 마오리 신화에서도 밤과 영혼의 세계를 잇는 존재로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