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B은행은 뉴질랜드 경제가 글로벌 무역전쟁과 유가 변동 등 외부 충격에 여전히 취약한 가운데, 기준금리(OCR)가 3%까지 한 차례 더 25bp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ASB 수석 이코노미스트 닉 터플리(Nick Tuffley)는 “이제 금리가 ‘중립’ 수준에 도달했으므로, RBNZ(준비은행)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여유가 있다”며 “금리가 이미 저점에 있거나 곧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키위뱅크 역시 단기 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키위뱅크의 시니어 트레이더 로스 웨스턴(Ross Weston)은 “7월 -25bp 인하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다”며 “지금은 관망과 우려의 시기”라고 말했다.
터플리 이코노미스트는 “뉴질랜드 경제는 유제품, 육류, 과일 등 강력한 수출과 완만한 관광 회복에 힘입어 ‘터보차지’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내수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가 다소 회복됐지만, 내구재 소비는 연초 대비 4% 하락했다”며 “주택 구매자들은 여전히 신중하고, 모기지 금리 인하도 주택 시장을 크게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경기는 바닥을 찍었고, 정부의 ‘투자 촉진’ 정책이 자본지출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ASB는 “2026년까지 연 2~2.5% 성장세로 점진적 회복이 예상되지만, 관세 이슈가 이 속도를 저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SB는 미국 주도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가 현재 유예 중이지만, 7월 9일과 8월 12일이 관세 재인상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플리 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무역에 좋은 건 콜레라가 수분 보충에 좋은 것과 같다”며 “원활한 무역을 위해선 관세를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비유했다.
뉴질랜드 주요 교역국(EU, 일본, 한국 등)의 관세율은 20% 이상으로 높게 설정되어 있으며, 중국과 호주는 완화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뉴질랜드 수출은 2025년에도 강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경제는 3월 분기에 0.8% 성장하며 예상을 웃돌았으나, 키위뱅크의 사브리나 델가도 이코노미스트는 “이 속도가 앞으로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하락에도 소비자 심리·주택시장 ‘신중’
소비자 신뢰지수는 여전히 낮고, 주택 시장도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정체’ 상태다. 터플리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많은 차입자들이 낮은 모기지 금리로 전환하면서 현금흐름과 소비 여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중립적 금리, 높은 매물, 이민 둔화 등이 원인이다.
ASB는 2026년까지 인플레이션이 2~2.5%로 안정될 것으로 예측하지만, 올해는 3%를 넘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비거래부문(내수) 인플레이션은 둔화 중이지만, 식료품과 연료 가격은 글로벌 수요와 중동 긴장으로 오르고 있다.
ASB는 미 연준이 추가로 75bp 인하, 캐나다·유럽도 완화, 호주중앙은행은 3분기 50bp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터플리 이코노미스트는 “OCR은 2.75~3.25% 범위에서 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달러는 관세 변동성에도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ASB는 “2026년 말 NZD/USD가 0.66까지 완만하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위험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Source: NZA